우리·하나은행 지난 25일 은행권 최초로 공동 지점 개점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디지털 금융확산에 따른 비대면 거래 급증으로 은행 영업점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사이에서 경쟁사 또는 이종 업종과 손잡고 공동 점포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방문 고객이 줄어든 영업점을 폐쇄하고 디지털 금융 점포를 개설하거나 타 은행과의 공동 점포를 운영함으로써 임차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 2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점포를 개점했다./사진=우리은행 제공.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 2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점포를 개점했다. 동일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은행이 공동 영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은행은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영업공간을 절반씩 사용해 소액 입출금, 각종 신고, 전자금융, 공과금 수납업무 등 고령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창구 업무를 각각 취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수지신봉지점이 지난해 9월 13일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우리은행 신봉지점도 지난해 12월 영업을 종료하면서 두 은행간 공동점포를 운영하는데 최적의 지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공동지점을 추진하게 됐다. 이들 은행 관계자는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을 포함한 주역 주민의 금융 접근성 개전과 점포폐쇄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점포망 공동 이용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고객이라면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영업점(612개)과 자동화기기(3576대)를 산업은행 점포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점포망 공동이용 서비스는 양사가 지난해 8월 체결한 ‘정책금융·상업 금융 성공적 협업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에 따라 이뤄졌다.

은행의 영업점 폐쇄에 따른 디지털 무인점포 및 혁신점포 오픈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경기도 파주시 문산점과 서울 우이동·구일점에 화상상담과 셀프 거래 등 대부분의 업무처리가 가능상 초소형 점포인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을 오픈했다.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은 디지털 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디티널 기기 3종으로 구성된 무인 점포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20월 강원도 정선군에 GS리테일과 함께 ‘신한은행 1호 편의점’ 혁신점포를 열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편의점 내에 신한은행이 자리한 ‘숍 인 숍((Shop in Shop)’ 형태다. 편의점 내 독립된 공간에서 신한은행 디지털 영업부의 직원과 화상상담을 통해 펀드, 신탁, 퇴직연금, 대출 등 영업점 창구 80% 수준의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

KB국민은행도 오는 4월중 이마트와 손잡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내 노브랜드(NB) 매장에 디지털 점포인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개설할 계획이다. 유동인구가 점을 반영해 스마트텔러머신(STM), 화상상담 전용창구 등 다양한 고객 접점 채널을 활용해 영업점 창구 수준의 업무처리를 지원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이와 별도로 신한은행과 올해 상반기 중 경북 영주에 공동 점포를 열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동종 또는 이종 간 손을 잡고 점포를 운영하고 나선 것은 영업점 폐쇄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기 위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는 2012년 4720개에서 지난해 3316개로 30% 가까이 줄었으며, 최근 1년 사이에만 230개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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