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현지시찰 근접경호 담당…김정은 즉결 총살 등 권한 강화

   
▲ 김소정 기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집권 후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면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담력을 과시해왔다.

김정은이 서해안에서 낡은 목선을 타고 이동하거나 경비행기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혈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김정일 시절 만들어진 비밀경호부대인 ‘974 부대’의 위세가 대단하다”면서 “과격하면서도 호전적인 성격의 김정은이 이 비밀경호부대의 권력을 강화시켰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을 근접 경호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일명 ‘974부대’의 제1 원칙은 자신들의 경호 구역에 미리 통보되지 않은 사람이 접근할 경우 언제든지 총을 쏘는 것이라고 한다.

974부대원들은 흔히 북한 TV에 등장하는 수행 요원인 호위사령부 963부대원과는 다른 동선으로 움직이면서 비밀스러운 경호활동을 펴고 있다. 정부도 2010년 국방백서에서 963부대에 대해 기술한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974부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다.

친위부대라고도 불리는 974부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80호실 소속이라고 한다. 중앙당 6과(거 5과)에서 선출된 사람들로 조직되며 김정은의 지방 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까지 합쳐서 6000명 정도 선발하고 있다.

   
▲ 김정은을 근접 경호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일명 ‘974부대’의 제1 원칙은 자신들의 경호 구역에 미리 통보되지 않은 사람이 접근할 경우 언제든지 총을 쏘는 것이라고 한다. /연합뉴스TV 캡처
호위사령부가 중앙당과 김정일 초대소, 별장의 외곽 경비만 맡고 있는 반면, 974부대는 김정은의 자택과 현지 시찰 중 근접 경호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시절 974부대가 호위사령부 병사들을 향해 총알을 발사해 죽인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갓 입대해 경비구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호위사령부 병사가 자기네 구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발견한 974부대원이 쏜 총알에 목숨을 잃었지만 974부대로서는 부과된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것이어서 포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5년 김정일이 한 군 부대를 현지 시찰하던 중 974부대가 연대장을 총으로 쏘아 죽인 일도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김정일의 차가 부대에 들어서는 것을 본 연대장이 영접보고를 하려고 달려가던 중 옆구리에 찬 총알도 없는 빈총이 흘러내리자 추켜올리느라 손을 옆구리고 가져갔는데 그 순간 7발의 총탄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고 전했다.

974부대는 일단 소속된 부대원들을 13년간 복무시키면서 폐쇄적인 운영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부대원들은 제대하기 전까지 부모에게도 편지 한 장 쓸 수 없다. 군관(장교)의 경우 30세에 장가를 갈 수 있는데 배우자도 중앙당 담당부서에서 정해준다. 대신 제대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으며, 당 간부가 될 확률도 높다고 한다.

974부대의 위세는 부대가 보유한 화물차까지도 독일산 벤츠라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차 번호도 중앙당 차 번호인 ‘04’나 ‘05’를 달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974부대가 탄생한 배경에는 김정일의 극심한 테러 공포증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김정일은 호위사령부를 믿지 않았다고 하니 이와 관련해 공개되지 않은 사건들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