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정호(35)의 KBO리그 복귀가 결국 무산됐다. 강정호는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하고 국내 복귀를 추진했으나 KBO(한국야구위원회) 선수계약 승인 불허를 결정했다.

KBO는 29일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 신청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 관련 쟁점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거쳐 심사숙고한 끝에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를 허가하되, 키움 히어로즈와 강정호 간 체결한 선수계약을 KBO 규약 제44조 제4항에 의거하여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2015년 1월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계약을 임의해지하여 임의해지선수로 공시됐고, 지난 3월 18일 KBO에 임의해지 복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 사진=더팩트 제공


KBO는 "강정호가 2015년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구단과의 합의로 선수계약을 임의해지한 것으로서 이는 제재의 의미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선수계약이 임의해지된 경우'를 '선수가 제재받은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복귀 여부 결정 시 제재 경위를 고려하라는 KBO 규약 제67조를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아 임의해지 복귀 신청을 허가한다"고 했다. 

다만, 구단의 선수계약 승인신청 절차는 강정호의 복귀신청 절차와는 별개이고, KBO 규약 제44조 제4항은 "총재는 리그의 발전과 KBO의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선수와의 선수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KBO는 ▲강정호가 세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여 처벌받은 점, ▲세 번째 음주운전 당시 교통사고를 일으켰음에도 사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는 등 죄질이 나쁜 점, ▲스포츠 단체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토대로 하므로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점, ▲KBO 리그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사회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점 등의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엄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KBO는 강정호와 히어로즈 구단 간 선수계약을 승인할 경우 KBO 리그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보고 해당 선수계약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강정호는 히어로즈 구단 소속이던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100만원, 벌금 300만원의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후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였던 2016년에도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및 도로시설물 파손 사고를 내 '삼진아웃제'를 적용 받아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해당 사건의 적발 경위 및 사고 후 미조치 등으로 사안이 중대하다는 판단 하에 강정호는 정식 재판에 회부돼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 유예 2년의 선고를 받았다. 강정호는 항소했으나 기각돼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KBO는 리그의 발전, 음주운전에 대한 발본색원 의지를 보이고자 강정호의 선수계약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현재 음주운전 제재 강화를 위한 규약 개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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