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가 오히려 수입액 늘리면서 적자 폭 커져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2020년 11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우리나라 4월 무역수지가 지난달에 이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호조가 오히려 원자재 및 중간재 수입을 늘리면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 수출 컨테이너 항만 사진./=부산항만공사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컴퓨터 등이 역대 4월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일 ‘2022년 4월 수출입 동향’ 발표를 통해, 4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576억 9000만 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03억 5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26억 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주요 품목·지역에서의 고른 증가세를 바탕으로 기존 4월 최고실적(512억 달러)을 64억 달러 이상 상회하며 역대 4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4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15.8%)·석유화학(6.8%)·철강(21.1%)·석유제품(68.8%)·컴퓨터(56.4%)·바이오헬스(14.2%) 등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으며, 지역별로는 미국·유럽연합(EU)·아세안·인도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 월별 수출(상단) 및 수입 증감 추이./자료=산업부

그럼에도 전 세계적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출 증가에 따른 중간재 수요 증가 등으로 4월 수입은 600억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억 9000만 달러 증가한 148억 10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적자 발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수출 증가에 따라 반도체 등 중간재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북미·아르헨티나 가뭄 및 중국 봉쇄 등 주요 세계 곡창지대 악재로 밀, 옥수수 등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수입액은 역대 최고치인 지난달에 근접한 2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탄소중립에 따른 수요 증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발 전력난에 따른 공급 축소로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도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도시봉쇄 영향으로 대(對) 구소련독립국가연합(CIS) 및 대 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다만 이러한 수출 증가에 따라 중간재 수입이 늘어나 무역 적자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는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공급망 훼손, 인플레이션 등이 보다 심화된 것으로 분석, 올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2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4.4%에서 3.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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