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 전대비 차입금 9.7%, 현금성자산 16.6%↑…불확실성 대비
세제지원․규제개혁으로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차입을 늘려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매출 100대 기업  코로나19 이전(2018~2019년)과 이후(2020~2021년) 실적을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100대 기업의 매출(1666조5000억원)과 영업이익(130조원)은 각각 5.8%, 5.9% 증가했다.

   
▲ 부산신항 항공사진/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을 제외해도 나머지 98개사의 매출액(1228조4000억원)은 코로나 이전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60조8000억원)은 43.4% 증가했다.

100대 기업의 투자(149조2000억원)는 코로나 이전 본다.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63조9000원)하면 11.4% 감소했다.

전경련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충격에도 우리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는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전기·전자(18.0%), 정보·통신(14.4%), 의약품(8.3%) 등 비대면 수혜를 누린 업종은 투자가 증가한 반면, 유통(-85.1%), 운수·창고(-23.7%), 음식료(-20.1%) 등 대면 관련 업종의 투자는위축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확대된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호실적에도 빚을 늘려가며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이후(2020~2021년) 100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총 244조6000억원으로, 투자(189조1000억원) 및 배당·이자 등(59조5000원)으로 지출한 현금 248조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4조원)이었다. 그럼에도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 총차입금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23.7조원(9.7%)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투자·배당 지출로 인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현금을 충당하지 못하면서 차입을 늘려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2021년 말 기준 10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은 총 104조100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16.6%(14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보유 현금보다 빚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재무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100대 기업의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지난 5년 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1년 말에는 164조8000억원으로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잘 헤쳐나가 적극적인 투자·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선제적 세제지원·규제개혁으로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