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서 “NDC 40% 상향... 산업계와 논의 미흡”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화진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K-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킬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원전의 안전은 전제돼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한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윤미향 의원(무소속)이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지 않냐, 원전이 녹색에너지냐”라는 지적에 “장기적 관점에서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대해 공감하나, 재생에너지와 원전 비중은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한다”고 답했다.

이어진 윤 의원의 공세에 한 후보자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원전은 녹색으로 분류되며,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5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K-택소노미’는 ‘한국형 녹색산업 분류체계’를 뜻하는 말로서, 특정 기술이나 산업활동이 ‘친환경’인지 판별할 수 있는 기준 역할과 동시에 투자와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K-택소노미’에 원전을 우선 제외한 뒤 유럽연합(EU)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EU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그린택소노미에 원전 포함을 최종 결정하면서, 원자력계 및 산업계로부터 ‘K-택소노미’ 개정요구 압박이 거센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인수위원회는 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택소노미는 환경부 소관으로, 한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택소노미 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후보는 이어진 박대수 의원(국민의힘, 비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이 적절했냐는 질문에는 “산업계 및 각계 이해관계자와의 논의가 충분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하면서 “NDC 40% 상향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실행가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거셌는데, 장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동구)으로부터는 ‘답변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환경 분야의 전문성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갑)으로부터는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하면서 질타를 받았다.

이외에도 한 후보자는 강은미 의원(정의당, 비례)이 K-택소노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지난해 12월 조건부로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잘못된 답변을 내놓으면서 식은땀을 닦았다. 

강 의원은 “원전 포함 여부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녹색분류체계조차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것은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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