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에르겐 디시 회장과 북한산 등반 신뢰 구축
삼성전자, 디시네워크 5G 통신장비 공급…최대 시장 경배력↑
차세대 먹거리 5G/6G 경쟁력 위해 이 부회장 전방위 노력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또 한번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조단위 5G 통신장비를 수주한 배경에 이 부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가 지난해 11월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만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중 역대 두 번째로 1조원 이상 규모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9월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과 66억4000만달러(당시 환율 약 7조9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디시 네트워크에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하면서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핵심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5G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가 윤활유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디시네트워크와 협상도 이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부회장은 찰리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을 직접 만나 함께 오랜 시간 산행을 하며 사실상의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에르겐 회장을 만나 5G 통신장비 사업에 관한 협력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등 이번 수주에 있어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한국을 방문한 에르겐 회장은 당초 월요일에 짧은 비지니스 미팅을 갖기로 약속했으나 하루 전인 일요일에 이재용 부회장이 등산이 취미인 찰리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약 5시간 동안 수행원 없이 북한산을 등반하며 개인 일상부터 삼성과 디시네트워크의 향후 협력 강화 방안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에르겐 회장이 산행을 계기로 빠르게 신뢰 관계를 구축했고, 에르겐 회장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삼성전자가 수주에 성공한 버라이즌의 최고경영자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 CEO를 만나 변함 없는 믿음을 확인했다. 2020년 버라이즌과 계약에도 이 부회장이 막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디시 와이어리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동안 이 부회장은 글로벌 통신사 최고위층과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다.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로 꼽은 5G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2018년 7월) △5G 생산라인 가동식 및 IM부문 간담회(2019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5G 관련 협력 방안 논의(2019년 2월) △일본 이동통신 경영진 미팅(2019년 5월)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CEO 미팅(2019년 6월) CEO 인도 현지 사업 점검(2019년 10월),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 스마트폰 라인 점검(2020년 1월) 미국 디시 네트워크 회장 미팅 (2021년 9월) 버라이즌 CEO 미팅(2021년 11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오며 삼성의 5G/6G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결과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핵심 5G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대규모 통신망 구축 역량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디시네트워크 장비 수주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활용된 케이스다. 특히 네트워크 사업은 통신사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 그만큼 최고 경영진과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최근 삼성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활발한 글로벌 경영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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