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JYJ 김준수가 13일 지상파인 EBS ‘스페이스 공감’ 녹화를 마쳤다는 소식에 이어 14일에는 이들의 방송출연을 전제로 한 법안이 발의됐다는 소식에 팬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당초 5명으로 데뷔한 동방신기는 2010년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분쟁으로 박유천, 김재중, 김준수가 JYJ로 분리됐다. 이후 꾸준한 음악활동을 이어왔지만 지난 6년간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이들의 노래는 단 한번도 들을 수 없었다. 굳이 찾아듣지 않는 한 사실상 이들의 음악활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던 셈이다.

대신 JYJ는 꾸준한 콘서트로 팬들과 호흡해왔다. 지난 6년간 탑클래스 아이돌 그룹으로는 가장 많은 콘서트를 소화하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세계 각지를 돌며 매진사례를 이뤄냈다. K-POP을 대표하는 아이돌로 꾸준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요인도 팬들과 직접 마주하는 소통에서 뒷받침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뮤지컬 '모차르트' 공연장면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무대에서의 김준수는 행복해보였다

방송과 영화 위주로 활동한 박유천, 김재중과 달리 김준수는 끊임없이 뮤지컬을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나왔다. 데뷔작 ‘모차르트’의 폭발적인 흥행 이후 ‘엘리자벳’,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등 5편을 선두에서 이끌었고, 하반기 ‘데스노트’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공연기자 입장에서 김준수의 성장을 지켜보는건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 만큼 성장세가 뚜렷한 배우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데뷔작인 ‘모차르트’ 당시만 해도 ‘발성과 무대장악력에서 부족함이 보인다’고 평했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었다.

그러나 당시 ‘남작부인’ 역으로 출연한 배우 신영숙은 공연 당시 그를 향해 “무대에 서있으면 정말 모차르트를 만난 것 같았다. 진심이 보이는 배우인 만큼 잘 성장할 것”고 칭찬했고,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다.

2012년 초연된 ‘엘리자벳’에서 그는 춤과 노래, 무대장악력 모두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뮤지컬계 슈퍼스타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작품에서 김준수가 맡은 ‘죽음(Tod)’ 역은 마치 그를 위한 인물인 듯 안무와 편곡, 무대활용 등에서 잘 짜여졌다. 오스트리아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의 인생여정을 섬세하게 다룬 원작에 비해 한국에서는 화려한 무대와 강렬한 넘버에 비중을 둬 안타까웠으나, 김준수는 변화된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에 선보인 ‘드라큘라’를 통해 김준수는 비로소 완벽히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데뷔 후 5년, 김준수의 입지는 어느덧 아이돌 톱스타에서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뮤지컬배우로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장면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지상파 무대에서 김준수의 ‘황금별’을 듣게 될 날이 왔다

공연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바라본 김준수는 장단점이 뚜렷한 배우다. 그러나 그의 스타성만큼은 어느 누구도 다가설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 현 시점에서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자신의 전 회차를 매진시킬 수 있는 배우는 김준수 하나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칭찬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다양한 콘서트를 통해 축적된 무대장악력에 있다. 발성과 표현력 등 기본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김준수는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의 머리카락을 쭈뼛하게 만드는 장악력을 지녔다. ‘엘리자벳’을 통해 무대의 맛을 봤다면 ‘드라큘라’를 통해 이를 꿀꺽꿀꺽 삼켰다고 표현할 수 있다.

최근들어 뮤지컬 시장에 앓는 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예매율 상위권 작품들은 관객 쏠림 현상으로 버틸 수 있었으나, 올 들어 상황은 심상치 않다. 어떤 작품을 내놔도 흥행한다고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때문에 6월 김준수가 무대 복귀작으로 택한 ‘데스노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직 작품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알려진 바 없지만, 김준수의 출연소식만으로 뮤지컬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뮤지컬계는 한 두 작품 흥행 바람이 불면 다른 작품의 예매율도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 되풀이된 만큼 김준수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김준수가 지상파인 EBS에서 자신의 노래들과 함께 뮤지컬 넘버를 함께 부른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뮤지컬 팬들에게 김준수의 ‘황금별’을 방송을 통해 듣고 볼 수 있다는건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에 가까운 일이다. 지상파 음악방송은 물론 토크쇼에서도 JYJ의 노래, 김준수의 ‘황금별(모차르트)’과 ‘마지막 춤(엘리자벳)’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