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직후 잠시 하락세 보이다 반등... 경유는 시행전보다 올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서민 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 유류세 10% 추가 인하를 시행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인하 가격을 반영한 주유소가 2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경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도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정부가 서민 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 유류세 10% 추가 인하를 시행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시행 직후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반등하면서 경유의 경우는 오히려 17원 올랐다./사진=미디어펜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42원으로 유류세 추가인하 시행 전인 4월 30일 1975원 대비 33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유는 리터당 1938원으로 4월 30일 1921원에서 오히려 17원 올랐다.

유류세 추가 인하 직후인 5월 첫째주에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오름세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사)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과 휘발유 유류세 인하를 반영해 실제 77원 이상 이하 인하한 주유소는 8일 기준 전체 1만964개의 주유소 중 1814개로 16.55%에 그쳤다. 경유 역시 유류세 인하를 반영한 38원 이상 이하 인하한 주유소는 전체 1만964개의 주유소 중 1420개로 12.9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가장 휘발유 가격을 많이 내린 주유소는 충남 공주시에 있는 반석주유소(S-oil)로 리터당 340원 인하했으며, 상표별로 보면 알뜰주유소가 77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가 71.5%로 가장 많았다. 

정유사 4사 중에서는 GS칼텍스가 휘발유 가격 인하 주유소 비율이 9.39%로 가장 적었으며, 현대오일뱅크가 21.37%로 인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최근 한달간 휘발유 가격(왼쪽) 및 경유 가격 추이./자료=오피넷


경유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경유 가격을 많이 내린 주유소는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시화산업주유소(SK에너지)로 리터당 228원 인하했으며, 상표별로는 알뜰주유소가 38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가 67.46%로 가장 많았다. 

정유사 중에서는 S-oil이 인하한 주유소 비율이 4.9%로 가장 적었으며, 인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17.95%로 현대오일뱅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경유를 리터당 38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가 한 곳도 없없으며, 전국 주유소 중 오히려 경유 가격을 인상한 전국 주유소가 44.49%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정유 업계관계자는 “공급가격 자체가 52원 이상 올랐다”면서 “인하 정도는 유류세 인하 가격에서 국제 경유 가격인상분을 빼야 하는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존 재고 등으로 자영주유소가 판매가격을 즉각 반영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임을 이해하나, 국민부담완화를 위해 최대한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지난 4일 석유시장 동향분석 발표를 통해 2일 기준 공급가격은 시행 이전 대비 휘발유 95% 이상, 경유, LPG 100% 이상 반영돼 주유소로 공급되고 있으며, 이 중 LPG는 134% 반영됐다고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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