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기판, 반도체 보조재에서 핵심 부품으로
장덕현 사장 "반도체 기판 위에 모든 시스템 통합될 것"
연평균 10% 성장 예상…5G, ARM, CPU 등 수요↑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기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과거 반도체의 부품 중 하나였던 패키지 기판은 최근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는 차세대 패키지 기판 기술인 SoS(System On Substrates)에 집중할 방침이다.

패키지 기판은 크게 ‘BGA기판’과 ‘FCBGA 기판’으로 나뉜다. BCGA기판은 반도체 칩과 기판을 와이어본딩 또는 범프를 사용하여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기판으로 모바일 앱에 주로 사용된다. 

FCBGA기판은 칩과 기판을 범프를 사용하여 연결하는 방식의 기판으로 신호를 빠르게 전달하고, 노이즈가 감소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평탄도를 유지하기 위해 고난도 공법 기술을 요한다. 주로 서버나 PC, D-TV, 전장, 네트워크, 게임 등에 사용된다. 

   
▲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 /사진=삼성전기 제공

패키지 기판, 반도체 보조재에서 핵심 부품으로

반도체의 보조재 역할에 그쳤던 패키지 기판이 최근 핵심 부품으로 자리 매김 중이다. 과거의 반도체는 기판 위에 반도체 칩이 하나 올라가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회로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트랜지스터 개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칩 자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잘 만들어진 제품을 어떻게 조합해서 좋은 제품 제품을 구성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최근에는 패키지 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반도체 칩을 패키지 기판 위에 올려 기능을 향상시킨 멀티 패키지 형태의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기판의 회로 패턴이 복잡해지고 면적도 커지고 층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패키지 기판의 기술 고도화는 제조 난도가 높고, 만들 수 있는 업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급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사진=삼성전지 제공

삼성전기, 패키지 키판 시장 리드한다

삼성전기는 지난 3월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진행했다.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부산사업장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패키지기판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고, SoS가 모든 시스템을 통합하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버나 네트워크, 하이엔드 PC를 중심으로 기판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과거에는 반도체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가 인텔, AMD 뿐이었지만, 최근에는 애플, 구글,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이 핵심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외주를 통해 칩 생산에 나서면서 패키지 기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집중하고 있는 SoS는 2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기판 위에 배열해 통합된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초미세화 공정이 적용된 패키지 기판을 뜻한다.

장 사장은 SoS의 마지막 S를 의미하는 ‘Substrate’에 대해 “모든 시스템을 통합하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어 제가 최근에 SoS, System on Substrate라고 이름을 만들었다”며 “반도체 기판 위에 모든 시스템들이 인티그레이션이 된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제공

연평균 10% 성장 예상…5G, ARM, CPU 등 수요↑

패키지 기판은 연평균 성장률이 10% 정도로 예상된다. 주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제품군은 5G 안테나용, ARM CPU용, 서버‧전장‧네트워크와 같은 산업‧전장 등 크게 3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또 향후에는 서버, AI, 전장 등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지난 주총에서 “패키지 기판 시장이 타이트하게 된지는 벌써 한 2년 정도 됐다”며 “향후에도 성장률이 10% 정도로 전망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런 타이트한 시장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재 삼성전기가 주력하고 있는 패키지 기판의 ‘FCBGA’는 성장률이 10%를 웃도는 것이 장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BGA 시장에 대해서는 “10% 정도에는 못 미치지만 상당히 고성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사장은 “서버뿐만 아니라 모바일 쪽에서는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고 5G 안테나용 같은 고다층 기판들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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