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70억달러 투자" 보도…현대차 "금액은 미정"
바이든 방한시 발표…논의 길어지면 윤석열 대통령 방미 시점 될 수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기간에 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전기차 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현대차 측은 투자 계획이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금액이나 고용 규모, 발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미디어펜


12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현지 소식통을 인용,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건립하고 8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지아주 현지언론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도 현대차와 조지아주 정부가 현지시간 20일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동시에 발표한다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이 예정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한 선물로 미국 현지 투자계획을 내놓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해 현대차 아이오닉 7과 EV9을 생산할 계획으로, 조지아주 정부와 논의를 진행해 왔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현지에서 최신 전기차 7종을 출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산 효율화나 물류비용, 수요 적기대응,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을 감안하면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기아 미국공장들은 과거에도 수요에 따라 두 브랜드 제품을 교차 생산했던 전례가 있다. 현대차 싼타페를 기아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한 게 대표적이다. 

아이오닉 7과 EV9은 동일한 E-GMP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다 같은 대형 SUV 차급이라 상당수의 부품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돼 한 공장에서 두 차종을 생산하는 게 효율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 7·EV9의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 생산이 이뤄지려면 올해부터는 투자에 착수해야 한다.

조지아주에는 기아 현지공장이 운영되고 있어 신규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도 부품공급과 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SK온의 배터리 공장도 있어 배터리 공급에도 강점이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발표 시점도 논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선물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으로, 투자액과 고용규모 등의 숫자는 외신에 보도된 것과는 차이가 좀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 방한 시점에 논의가 마무리된다면 그때 발표되겠지만, 결론이 늦어진다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점에 발표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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