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높이뛰기 간판스타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또 한 번 빛나는 업적을 세웠다. 도쿄올림픽 우승자 등 세계 높이뛰기 최강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한국 육상 사상 첫 다이아몬드리그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우상혁은 14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뛰어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적인 선수들만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대회로 올해 총 14번 열린다. 13개 대회까지 랭킹 포인트로 순위를 정해 '챔피언십' 격인 14번째 대회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남자 높이뛰기의 경우 각 대회 우승자에게는 8포인트가 주어지는데, 파이널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10포인트 정도만 쌓으면 된다. 우상혁은 첫 대회 우승으로 파이널 진출을 예약했으며, 오는 21일 영국 버임엄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에 다시 출전해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진=세계육상연맹 공식 SNS


강한 바람이 불어 경기 개시가 지연되는 등 악조건 속에서 개최된 이날 경기에서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인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 등 세계 최강자들과 경쟁했다.

2m20을 1차 시기에서 가볍게 성공한 우상혁은 다음 도전한 높이인 2m24에서 고전했다. 1~2차 시기를 모두 실패해 위기에 몰렸으나 특유의 파이팅을 발휘해 3차 시기에서 뛰어넘었다. 탬베리가 2m24를 넘지 못하고 먼저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2m27 1차 시기에서도 실패한 우상혁은 2차 시기에서 가볍게 바를 뛰어넘었다. 이어 2m30과 2m33을 모두 1차 시기에 통과하며 포효했다.

반면 바심은 2m33 1차 시기에서 실패하자 우승을 노리고 바를 2m35로 올려 도전했으나 연거푸 실패했다. 이로써 우상혁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후 우상혁은 2m35에 두 번 도전해 실패한 뒤 한국신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바를 2m37로 올렸으나 아쉽게 바를 떨어트렸다. 2m33이 우상혁의 우승 기록이 됐다.

2m33은 우상혁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세운 실외 한국기록(2m35)과 올해 작성한 실내 한국기록(2m36)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강한 바람의 악조건을 뚫고 따낸 금메달이자 올해 나온 세계 실외 최고 기록이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르며 세계 강자 대열에 합류한 우상혁은 올해 3월 열린 202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어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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