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통산 681홈런을 때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강타자 알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도 '투타겸업'은 만만찮은 도전이었다. '투수'로 처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홈런을 두 방이나 맞은 그는 새삼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직접 체감했다.

푸홀스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9회말 깜짝 등판했다. 2009년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타율 2할9푼7리에 681홈런을 날리고 있는 푸홀스가 처음 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타선 폭발로 8회까지 15-2로 크게 앞서 사실상 승부는 결정난 상황이었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푸롤스는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활약으로 타석에서 제 몫을 다했는데, 홈팬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1이닝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 메이저리그 데뷔 22년만에 처음 투수로 나선 알버트 푸홀스가 신중하게 피칭하고 있다.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푸홀스의 투구 결과는 1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이었다. 첫 상대한 타자 다린 러프를 볼넷으로 내보낸 다음 오스틴 슬레이터를 중견수 뜬공 처리해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에반 롱고리아에게는 첫 안타를 맞고 1사 1, 2루가 된 다음 타이로 에스트라다를 유격수 땅볼 유도해 두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사 1, 3루에서 경기 마무리까지 1아웃만 남겨두고, 푸홀스는 연거푸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루이스 곤잘레스에게 던진 구속 84km 슬라이더가 통타당해 3점홈런이 됐고, 이어 조이 바트에게는 78km짜리 커브를 두들겨 맞아 백투백 솔로홈런까지 허용했다.

그래도 계속 마운드를 지킨 푸홀스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를 3루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세인트루이스는 15-6으로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생활 22년만에 투수로 데뷔(?)했던 푸홀스는 경기 후 "만일 내가 오타니처럼 100마일(160km)짜리 공을 던졌다면 좀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여유있는 농담과 함께 "투타겸업은 정말 어려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투타겸업을 하며 투수와 타자로 모두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하고 있는 오타니를 향해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인 대타자가 경의를 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23경기 등판해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158경기 출전해 타율 2할5푼7리에 46홈런 100타점의 성적을 내고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투타겸업을 하며 투수로 6경기서 3승2패(평균자책점 2.78), 타자로 37경기서 타율 2할6푼2리 8홈런 27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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