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CTO "NFT, 커뮤니티 기능 가진 메타버스와 결합하게 될 것"
"직장인에겐 가상 오피스, 아이들에겐 AI NPC 제공해 교육 활용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LG유플러스가 직장인과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1820조원 규모의 메타버스 서비스에 뛰어든다. 또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관련 커뮤니티 사업에도 진출해 메타버스 사업과의 연계성을 제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7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본사 지하 2층 강당에서 △U+ 가상 오피스 △U+ 키즈 동물원 △무너 NFT 등 3개 미래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엽 LG유플러스 CTO(전무)는 "메타버스는 지금까지 현실에서 벌어졌던 고객 경험을 가상 공간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동일한 물리적 공간에 머물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상호 작용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또한 "NFT는 그간 상품화 할 수 없던 것을 가능케 하고, 커뮤니티 내 디지털화 된 자부심과 소속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NFT 기술로는 디지털 콘텐츠 소유권과 희소성을 부여해 소셜 미디어나 커뮤니티에서 프로필로 활용하고, 관련 마켓 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능해져서다.

   
▲ 17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소재 LG유플러스 본사 지하 2층 강당에서 이상엽 CTO(전무)가 자사 메타버스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컨설팅 기업 PwC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지난해 957억달러(약 113조원)에서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820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통·금융·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하거나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메타버스와 NFT는 사업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나 기술 발전이 빠르고 새로운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시장 역동성이 크다는 속성도 갖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 시장에서 성공 방식을 정의하기 어렵다고 판단, 메타버스와 NFT 현상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타깃 중심·서비스 기획 집중·기술력 확보 등 3개 요소에 중점을 두고 고객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올해 1월 트위터의 경우 'NFT 프로필 사진'을 도입했다. 가상 자산 지갑을 트위터와 연동시켜 보유한 NFT를 프로필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상엽 CTO는 "얼마나 벌 수 있는지를 떠나 NFT는 커뮤니티 멤버십으로 활용이 가능해 이용자 간 유대감을 형성하게 할 수 있다"며 "사용자 집단의 충성도를 높여 방문 빈도·체류 시간을 늘리면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전했다.

메타버스는 웹 3.0·RT3D·AR/VR·AI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소비자들에게 통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전 영역을 섭렵하기 어려운 만큼 외국 파트너를 확보하고, 서비스에 어떤 방식으로 녹여낼 것인가가 과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유력 리얼 타임 3D 콘텐츠 개발 플랫폼 '유니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메타버스는 크게 아바타·공간·액티비티 세 요소로 구성된다. 현재 경쟁 상품은 아바타와 공간에 집중하고 있으나 실제 활용이 가능한 액티비티에 집중한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를 '고객 경험을 담은 생활 공간의 확장'이라고 정의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LG유플러스는 사무 공간의 변화에 대해 주목했다. 다시금 각 기업들이 현장 출근을 재개하고 있으나 재택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근무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봐서다.

이 CTO는 "메타버스 기술의 속성을 활용해 소속감을 높이고, 함께 일한다는 가치를 느끼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에는 직원들끼리 같은 공간에 없더라도 상호 작용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LG유플러스 가상 오피스 시연 장면./사진=LG유플러스 제공

그러나 현장에서 대면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게 아닌 만큼 소통 과정에서 어색함이 따를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채팅·음성/영상 대화·화상 회의·포스트 잇·동시 첨삭· 기능·립싱크·AI 회의록 생성 기능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실제 공간에서 1대 1로 귓속말을 하듯 비밀 대화 기능도 구현한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전언이다.

또한 12세 이하 '알파 세대'를 대상으로는 메타버스를 체험 학습과 같은 교육 분야에 활용하고자 '키즈 동물원'을 기획하고 있다. AI NPC를 통해 질문하고 학습하며 '놀면서 배우는' 가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MZ 세대를 중심으로 NFT를 통한 개인 정체성이 드러난다고 보고 커뮤니티 기능을 가진 메타버스와 결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때문에 자체 캐릭터 '무너'를 이용한 NFT를 통해 커뮤니티 멤버십과 혜택을 제공해 팬들과 소통하는 사업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너 커뮤니티'를 만들어 이곳에서 '무너 코인'으로 NFT를 거래토록 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국내 통신업계 중 유일한 사례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 11일 무너 NFT 300개를 발행하는 1차 프로젝트를 에어드랍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9분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 NFT 커뮤니티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NFT 판매에만 집중하지 않고 레고랜드 티켓 구매 시에도 혜택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연내 메타버스 서비스 오픈 베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메타버스 확장 준비를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인력을 채용해 기술 검증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 LG유플러스 메타버스 서비스 포트폴리오./사진=LG유플러스 제공

한편, 질의 응답시간에 '경쟁사들 대비 메타버스·NFT 사업 타이밍이 조금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상엽 CTO는 "현재 메타버스 서비스에 들어가보면 접속자를 찾아보기가 힘든 만큼 직장인·대학생·청소년 등 사업 타겟을 잘 잡아야 한다"며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가상 오피스 전개와 관련, LG유플러스의 강점은 무엇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김민구 LG유플러스 랩장은 "단순 2D로 이뤄지는 화상회의를 하다보면 정작 뭘 했는지 잘 모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사가 3D를 고집하는 이유는 현실과 유사한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함인 만큼, 이 같은 포인트를 잘 짚어내야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B2B 사업 계획에 대해 최창국 LG유플러스 상무는 "오픈 베타 검증을 거쳐 내년 중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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