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참' 속 한·미·일·호주·인도·싱가포르 등 13개국 모여
'무역·공급망·인프라·청정에너지' 규범 설정 경제협력체 출범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이하 IPEF)’ 출범 정상회의에 참석해 역내 포괄적 경제협력체로 자리매김할 IPEF 참가국 13개국의 연대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한 이날 출범 정상회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부터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브루나이 등 13개국 정상이 한데 모여 IPEF 출범을 선언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 5월 23일 오후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이하 IPEF)' 출범 정상회의 전경. /사진=미국 백악관 라이브방송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IPEF 구상에 대한 환영 및 참여 의사, △개방성‧포용성‧투명성 등 기본원칙,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공급망‧디지털‧인프라‧청정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IPEF 출범에 대해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역내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며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역량에 대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다"며 "한국은 IPEF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경험을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국은) 공급망 강화, 디지털 전환, 그리고 청정에너지·탈탄소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오늘 출범식에 다수 정상들이 참석한 것 자체가 IPEF의 미래가 성공적일 것이라는 더욱 강한 믿음을 준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공급망의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고, 글로벌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규정했다.

IPEF는 앞서 미국이 제안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통상협력체이다.

관세 인하 등 시장 개방 중심의 기존 FTA와 달리 디지털, 공급망, 인프라, 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통상 이슈에 대한 규범 설정 및 역내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3일 오후 화상 정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IPEF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국 백악관 라이브방송 제공


향후 IPEF는 정상부터 관계장관에 이르기까지 각 레벨에 걸쳐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에 걸쳐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IPEF 참여와 관련해 "그동안 민관 TF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역내국들과도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통상추진위원회 등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출범 멤버로 초기부터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실은 이번 참여에 대해 "우리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디지털 등 신통상 이슈에 대한 글로벌 규범을 선제적으로 주도하면서 역내 주요국과 여러 레벨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다 세부적인 사안은 IPEF 장관회의를 통해 논의할 방침이다. 정부가 역내 협력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떻게 더욱 적극 참여해 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