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제페토·이프랜드 이용 시간·이용객 수 급감
위정현 교수 "메타버스는 거품…MMORPG 도입해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폐지된 가운데 메타버스 앱 이용량이 급감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할 경우 '초단기 퇴물'로 전락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네이버 메타버스 어플리케이션 '제페토' 구동 장면./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24일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의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로블록스'의 주간 활성 이용자(WAU) 수는 77만36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7.8%(16만7924명) 줄어든 수치이며, 지난해 6월 마지막 주 77만3656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지난주 로블록스의 주간 사용 시간은 1인당 평균 150.32분, 지난해 10월 25~31일 사이의 80.88분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2월 14일부터 20일까지의 275.87분에 비해서도 45.5% 줄었다.

해외 서비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제페토·SK텔레콤 이프랜드 등 국내 메타버스 앱 이용자·이용 시간도 같은 기간 줄어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주 제페토 WAU는 13만3708명, 작년 7월 첫번째 주 13만126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주간 총 사용 시간은 19만961시간, 10개월 새 처음으로 20만 시간을 하회했다.

이프랜드 WAU는 지난주 10만5292명. 지난달 18일∼24일 10만5053명 이후 한 달 새에 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주간 사용 시간은 1만4610시간으로 그 전 주 1만3316시간보다 증가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1월 둘째주 3만2402시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 서비스 이용 관련 수치가 이처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건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 롯데월드·에버랜드 입장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 늘어났다. 특히 지난 7일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입장객이 한꺼번에 몰려 개장 1시간 30분만인 오전 11시부터 진입을 막았고, 온라인 예매도 중단했을 정도다.

이 외에도 메타버스 자체의 한계점도 지적된다. 과거 싸이월드 미니미를 3D화한 수준에 불과하고, 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폰에서 제페토를 구동해보니 CGV 영화관도 있었지만 실제로 영화를 시청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의자에 앉아 셀카를 촬영하는 등의 단순 기능만 구현해뒀을 뿐이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은 재택 근무를 실시하며 메타버스로 출근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실제 활용 분야는 프레젠테이션이나 회의 등에 한정된다. 줌(Zoom)과 같은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한 만큼 메타버스만의 특이점 역시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실상 줌에 캐릭터를 입혀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최모(26)씨는 “신입 사원 연수 때 메타버스를 이용한 플랫폼인 '게더 타운'에서 연수를 진행한 적 있는데, 차라리 만나서 하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오류가 잦았다”며 "위드 코로나 이후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메타버스를 이용할 이유를 더욱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다빈치가상대학장)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대해 너무나도 큰 환상을 갖고 있는데, 거품이 껴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위 학회장은 "이프랜드나 제페토 역시 소셜 게임의 일종이라고 보나, 비대면 시대가 사실상 종료된 현 시점에서는 사업 모델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리니지와 같이 지속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MMORPG의 요소를 도입하지 않으면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원지나 테마 파크가 붐빈다는 것은 평소 사람들이 대면 활동을 얼마나 갈구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지점"이라며 "시대에 맞는 사업 모델을 계속 찾아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메타버스로 학생들과 강의실도 짓고 강의도 진행해봤는데 불편했다"며 "모니터 속 캐릭터를 실제 내 동료라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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