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고용 안정·청년 일자리 확대 등 순기능 발휘 촉구…"현장 목소리 반영하길"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대법원이 만 55세 이상부터 근로자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경제단체들이 우려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논평을 통해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간 합의 하에 도입된 임금피크제를 연령에 따른 차별로 본 이번 판결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으로 2016년부터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됐고, 이에 따른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많은 기업에서 임금피크제가 도입됐다"면서 "이번 판결은 이러한 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산업 현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법원./사진=미디어펜 DB

전경련은 "향후 관련 재판에서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자 고용 안정 및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임금피크제가 갖는 순기능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신중한 해석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법원은 모든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본 것이 아니다"라며 "개별 사건에 대해 도입 목적의 타당성과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등을 토대로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금피크제는 한국의 경직된 임금체계 실태 및 고용환경을 감안한 것으로, 차별이 아닌 상생을 위한 제도"라면서 "향후 관련 판결들이 제도 도입 목적과 취지 및 산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임금피크제는 연공급제하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이를 무효화하면 정년연장의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줄소송사태와 인력경직성 심화로 기업의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임금피크제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노사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과 거세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임금 부담과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련은 "노사간 이익 균형이라는 목표를 넘어 생산 가능 인구 감소와 노인 빈곤 해소 및 사회적 갈등 완화라는 취지 아래 산업 전반의 생산성 제고·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효율적인 방책으로서 임금피크제 개선 및 확대 논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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