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이어 SK 247조·LG 106조·포스코 53조 투자 합류
국내 투자 800조 이상 집중…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기여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주요 기업들이 릴레이식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가 역대급 투자를 결정했고, SK와 LG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기업들이 발표한 전체 투자액 규모만 10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국가 예산 60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기업들이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 건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경제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사 제공

27일 관련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이어졌다. 전날인 26일 SK와 LG는 각각 247조원, 10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만 따지더라도 역대급 수준의 투자 보따리를 푼 셈이다.

먼저 SK는 BBC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한다. BBC는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SK의 핵심 성장 동력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등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을 반도체라고 보고, 반도체·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142조원)을 투자한다. 

이 밖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7000억원 등의 투자를 결정했다. 전체 투자 중 국내 투자는 179조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전체 투자금의 90%를 BBC에 집중, 핵심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현대차에 이어 SK와 LG, 포스코 등 10개 기업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내놨다. 전체 투자액만 1040조원에 달한다. 이중 800조원 이상이 국내에 집중된다. 올해 국가 예산 607조원을 훌쩍 웃도는 액수다.

고용도 시동을 걸었다. 26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 지난해 공공기관 350곳의 신규채용 규모 2만7053명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LG그룹도 2026년까지 5년간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고 5만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연구개발(R&D),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된다. 특히 투자액 중 48조원을 R&D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 2026년까지 매년 약 1만명, 총 5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의 소임을 적극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도 2026년까지 친환경 철강 생산, 이차전지·수소 개발, 신기술 확보에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총 5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인재 확보를 위해 친환경 철강생산 및 기술 개발, 이차전지 소재 및 수소 등 주요 사업분야에서 약 2만5000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5년간 21조원을 투자하고 약 1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핵심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그룹도 에너지, 유통·서비스, 건설·인프라 등 3대 핵심사업 부문에 5년간 21조원을 투자하고 2만2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허태수 GS 회장은 "디지털과 친환경이라는 사업환경 변화를 사업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일관된 의지와 실행이 GS 미래성장의 열쇠"라며 "적극적 벤처 투자와 개방형 혁신을 통해 GS와 벤처 등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앞서 삼성과 현대차, 롯데, 한화, 두산그룹 등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앞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IT 부문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보다 120조원 늘어난 수치로, 투자금액의 80%인 360조원이 국내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선제적 투자·차별화된 기술로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고, 바이오 산업 육성으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기 위한 조치다. 또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주도하기로 했다.

또 일자리 창출과 미래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앞으로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고용유발 효과는 107만명으로 추산했다.

삼성은 "국민소득 증대와 경제 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 가상이미지. /사진=HMG저널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도 2025년까지 국내 시장에 63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시장에서 △전동화 및 친환경사업 고도화에 16조2000억원 △UMA·커넥티비티·자율주행·AI 등에 8조9000억원 △내연기관차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에 38조원을 쏟아붓는다.

재계 5위인 롯데그룹도 신성장 테마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유통·관광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목표"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5년간 미래사업 분야인 에너지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2026년까지 5년간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5년간 총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고용 확대에 기여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투자와 고용을 통한 기업 본연의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ESG 경영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두산그룹도 5년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수소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10대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새 정부 출범 후 국내 고용과 투자를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민간 투자의 자율성 보장을 약속한 만큼 더 많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경제 성장과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