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여파에도 금리상승 맞물려 이자이익 급증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의 1분기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고신용자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지만, 전세대출을 비롯해 중금리대출 등을 통한 이자 확보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특히 금리상승기에 발맞춰 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돼 순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올 1분기 분기 최대 순이익을 시현했다. 업계 1위인 카뱅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3.2% 급증한 668억원을 기록했다. 케뱅은 1분기에만 245억원의 잠정 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연간 이익 225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뱅은 순손실 규모가 654억원에 달했다. 다만 순이자이익(NIM)만 놓고 볼 때 지난해 4분기 -113억원에서 -2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고객수 증가가 한 몫을 했다. 카뱅은 1분기 기준 고객수가 1861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연말 대비 62만명 증가했다. 신규 고객 중 70%는 40대 이상으로, 40대 28%, 50대 27%, 60대 이상 14%를 점유했다. 전체 고객 중 40대 이상 비중은 41%에 달했다. 10대 청소년 대상 서비스인 미니(mini) 이용 고객은 누적 128만명을 기록했다. 

케뱅은 지난해 말 717만명에서 올 1분기 말 750만명으로 33만명 늘었다. 

토뱅은 지난해 말 124만 2700명에서 출범 8개월 만인 5월 현재 331만명을 넘어섰다. 고객 5명 중 2명은 40대 이상으로, 40대 고객은 24.2%를, 50대 이상 고객은 18.7%를 차지했다.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토스뱅크통장, 편리한 대출 서비스 등이 고객 증가로 이어졌다. 

3사는 고객수 증가에 발맞춰 여·수신 사업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우선 카뱅은 수신잔액 33조 414억원, 여신잔액 25조 96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수신에서 3조 153억원, 여신에서 1037억원 각각 증가했다. 특히 여신잔액은 당국의 고신용자 대출규제에도 불구 중·저신용 및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2269억원 증가한 2조 6912억원을 기록했다.

케뱅은 수신잔액 11조 5400억원, 여신잔액 7조 8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신은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지난 2월 상품 금리를 인상해 2200억원 불어났다. 여신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 2월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를 0.5%p 감면하는 특판을 진행했다. 3월에는 신용대출 금리도 두 차례(최대 0.3%p, 0.4%p) 내렸다. 이에 힘입어 1분기 말 여신잔액은 7200억원 증가했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6.6%에서 올 1분기 말 20.2%로, 4월 말에는 21.7%까지 높아졌다.

토뱅은 1분기 말 기준 여신잔액 2조 5900억원, 수신잔액 21조원을 기록했다. 출범 직후 대출 영업이 중단된 반면, 연 2%의 이자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토스뱅크통장'이 수신잔액을 대거 흡수하면서 여·수신 잔액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다만 토뱅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에서 35.2%를 기록하며 3사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개월 간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총 1조 4185억원이다. 

3사는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각자만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우선 카뱅은 상반기 중 주담대 가능 지역을 확장해 주담대 규모를 키우고,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및 수신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개사에 이어 사업자대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케뱅은 이익 창출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다양한 업계와의 적극적인 제휴로 '디지털금융플랫폼'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로 중·저신용자 비율도 꾸준히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토뱅은 '포용금융'으로 취약 차주 등 금융소비자를 대거 흡수한 만큼, 앞으로도 금융 사각지대를 포용하고 건전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비쳤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