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서 현대차 제외 '마이너스'…반도체 수급난 여파
수출은 현대차·기아·르노 감소 반면 쌍용·지엠은 증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반도체 부품 수급난에 완성차 업체들의 전체 판매량이 3월 이후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2일 국내 완성차 5개사 발표한 올해 5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총 59만1166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60만4649대) 대비 2.2% 감소했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들./사진=미디어펜


지난 2월 반도체 공급난에 잠시 숨통이 트이며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3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접어든 이후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완성차 5개사의 합산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현지 생산 차질과 중국 일부 도시 봉쇄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 르노코리아, 쌍용, 한국지엠 4곳의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수출은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가 줄어든 반면 쌍용차, 한국지엠은 늘어나며 대조를 보였다.

현대차는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1% 많은 6만3373대를 판매했다. 세단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투싼, 아이오닉5 등 RV(레저용차량) 판매가 선방하며 전체 판매를 끌어올렸다.

실제 세단 전체로는 전년 동월 대비 16.1% 감소한 반면 RV는 아이오닉5, 투싼 등이 선방하며 전년 대비 28.7% 증가했다. 세단 중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주력 차종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모두 줄었고 RV 중에서도 코나,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의 판매가 저조했다.

제네시스도 G70, G80, GV70 등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상용차 판매는 포터의 선전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6.7% 늘었다.

기아 역시 5월 내수 판매 실적이 4만5663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판매 제고에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가 지속된 영향이다.

주력 세단인 K5 판매량이 5월 한 달간 56% 이상 급감했고 SUV 쏘렌토도 22% 이상 떨어졌다. 미니밴 카니발은 지난달 5485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과 비교해 24.0% 감소했다.

세단 전체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33.6% 감소한 반면 RV는 스포티지, 니로 등의 증가세로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 트럭 등 상용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했지만 세단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4275대의 내수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현대차·기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13.7% 줄어든 수치다.

전 차종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주력 차종인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가 각각 1342대, 1877대에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4.2%, 16.0% 감소했다.

쌍용차는 내수 적체 해소를 위해 지난달 수출 위주로 생산 라인을 운영함에 따라 국내 판매가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활한 부품 공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제품 개선 모델인 올 뉴 렉스턴 시그니처와 하반기에 선보일 신차 토레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판매 물량을 늘려가겠다고 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도 내수 판매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한 3728대에 그쳤다.

주력 차종으로 꼽히는 XM3가 전년 동월 보다 93.8% 늘어난 1907대가 팔렸지만 QM6가 59.5% 급감한 1248대에 그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르노코리아는 지금까지는 부품 수급난으로 고전했지만 이달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2768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완성차 5사 중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9.8% 급감했다.

쉐보레 스파크와 트레이블레이저가 각각 1247대, 876대 판매에 그치며 각각 24.3%, 34.5%나 감소했다. 그나마 콜로라도가 지난달 320대 팔리며 체면을 세웠다.

다만 한국지엠은 최근 출시된 타호를 비롯해 이달 출시 예정인 이쿼녹스 출격으로 판매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는 쌍용차, 한국지엠은 증가한 반면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는 감소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1% 적은 26만666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기아도 5.0% 줄어든 18만8891대의 해외 판매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도 5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4.9% 감소한 4863대의 판매고를 나타냈다. 전월인 4월과 견줘 73.0% 급감한 수치다. 회사측은 부품 수급 및 선적 지연 영향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지난달 1만293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율을 보였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총 6471대 수출되며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스파크와 말리부 역시 2792대, 597대 수출되며 전년 동월 대비 143.8%, 675.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쌍용차도 이 기간 전년 동월 대비 4.0% 많은 4007대를 판매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지난 2016년 12월(6005대) 이후 6년 만에 수출 월 4000대를 돌파했다. 월 판매로는 올해 최대 실적이다.

각 완성차업체들은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및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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