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고 재주 많은 양재들, 다시 보니 참 좋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양재천(良才川)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관악산남동쪽 계곡에서 발원, 과천시를 관통한 뒤, 다시 서울’ ‘서초구강남구를 동북 방향으로 가로질러 흐르다가, ‘개포동일대에서 탄천과 합류,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총 연장 7.9km, 유역 면적 62.62k, 평균 하폭 90m, 서울 강남을 대표하는 하천이다.

원래 한강으로 직접 흘러들어가는 사행천(蛇行川) 이었으나, 지난 1970년대 초 한강 및 시가지 개발사업으로, 탄천(炭川)의 지류가 됐다. 원래 공수천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1970년대 이후 양재동지명을 따라 양재천이 됐다.

양재(良才) , ‘어질고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란 뜻이다.

조선시대때는 탄천과의 합류부 여울이 특히 세다고 해서, ‘한 여울이라 불렀다고 한다. 또 물길에 형성된 여울에 백로가 많이 날아들어 학여울이라고 불렀다는 설과 함께, ‘김정호선생의 대동여지도에는 학탄(鶴灘)이라고 돼 있다.

대치동 514번지 일대가 학여울 터이며, 지금은 지하철 3호선의 역 이름이 됐다.

양재천은 1995년 국내 최초로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이 추진돼, 너구리와 희귀 텃새인 천연기념물(天然記念物) 황조롱이와 수리부엉이 등이 서식하고, 백로와 왜가리 등 여름철새가 날아드는 생태하천으로 자리잡았다.

양재천길은 2007년 건설교통부(建設交通部) 지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양재천의 제1 지류가 여의천이다.

여의천(如意川)청계산에서 발원, ‘구룡산계곡을 흐르는 물줄기와 청계산 신원동에서 내려오는 개울이 합쳐져, ‘양재 시민의 숲영동1부근에서 양재천에 합류한다. 길이는 3.3km, 그 옆으로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간다.

학여울역’ 1번 출구로 나와 ‘SETEC’ 전시장 뒤로 돌아가면, 곧 양재천 제방(堤防)이 나온다.

   
▲ 양재천/사진=미디어펜

둑을 따라 상류 쪽으로 걷는다.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이다. 봄철에는 벚꽃이 아주 화려하지만, 지금은 꽃 대신 버찌 열매가 풍성하다.

사색의 쉼터안내판에는 한이나시인의 찔레순 차()’라는 시가 적혀있다. 오랜 친구들이 사람 좋은 미소로 반겨준다.

숲 사이로 양재천이 굽어보인다. ‘영동3다리 밑에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다리 건너편에 서울 남부 혈액원(血液院)이 보인다. 비로소 양재천이 전모를 드러낸다.

강남구와 서초구 경계를 지났다.

일본조팝나무가 분홍색 화려한 꽃을 피웠다. 꽃양귀비(개양귀비)도 자태를 뽐낸다. 수레국화도 수줍게 피었다. 꽃밭 속 여인의 미소가, 꽃보다 더 아름답다. 징검다리도 반갑다.

어느새 여의천과 만났다.

   
▲ 여의천에서 노니는 백로(사진 중앙)/사진=미디어펜

이젠 여의천을 따라 상류로 올라간다. 목적지는 청계산(淸溪山) ‘옛 골이다.

오른쪽에 양재 시민의 숲이 보인다. 왼쪽 위는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센터가 웅장하다. 천변 가로등은 태양열 발전을 위한 집열판이 달려있다. 건너편 옹벽 벽화엔 자전거들이 달리고, 그 앞으론 사람들이 달려온다.

왼쪽 위로, 현대·기아자동차(現代·起亞自動車) 쌍둥이 빌딩이 높이 솟았다.

건너편에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넘게 보지 못했었다. 여자 친구들은 서로 얼싸안고, 재회의 기쁨을 만끽한다.

좁아진 하천에, 백로(白鷺) 한 마리가 노닌다.

신원1가교밑을 지난다. 그 다음 다리 밑에서 잠시 쉬어간다. 벌써 두 시간 넘게 걸었다. 배낭 속 막걸리를 꺼내 서로 나눴다.

이제 청계산이 보인다. 여의천은 소하천으로 바뀌었다.

오른쪽 위에 내곡 열린 문화센터가 보인다. 이젠 하천 물줄기도 풀에 덮여 보이지 않고, 어느새 여의천 길도 끝났다.

도로위로 올라가, 잠시 쉬어간다. 이미 청계산 원터 골을 지난 상태다.

그러나 아직도 2km 남짓 더 가야한다. 골동품 고가구 점포 삼석원(森石園)은 마치 꽃집 같다. ‘관현사 입구도 지났다. 길 건너편에 새정이 마을입구 표석이 보인다.

마침내 옛 골이 보인다. 참 많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질고 재주 많은 양재들이다. 함께할 수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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