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북에 “대가 따를 것” 경고…“단·장기적 군사태세 조정 준비 마쳐”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시작으로 외교차관 협의·외교장관회의 예정
한국 등 26개국 참가 최대 규모 다국적 해상훈련 ‘림팩’ 한달여간 실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3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성김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는 이날 “한국,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상황에 준비할 것”이라고 밝혀 국제사회와 함께할 대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협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 장기적으로 적절히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력과 억제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여전하다.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은 대가가 따를 것이며, 국제사회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의 끈질긴 핵무기 추구는 우리의 억제력 강화로 이어질 뿐이고, 결국 평양의 이익에 반할 것”이라며 “그것은 북한 자신의 안보 약화이며, 심화된 고립은 이미 심각한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미일 협력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의 이번 회동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불발한 이후 이뤄졌다.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북한이 7차 핵실험 감행 우려에도 ‘안보리 무용론’이 현실화되자 한미일이 주도하는 플랜B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을 일으켜 서방국가들과 정면충돌하면서 유엔에서도 강대국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핵무기 완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각각 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로서도 북한의 위기조성을 연대로 받아들이고 있어보인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미온적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실제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 대북제재 강화를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제재 일변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번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시작으로 외교차관 협의와 외교장관회의로 이어지는 외교 일정으로 밀착을 과시할 계획이다. 한미일이 연대해 국제사회의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방법으로 결국 중국·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하는데 부담을 느끼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3일 김건 본부장과 성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의 북핵수석대표 협의 이후 오는 8일 서울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간 한미일 외교차관협의를 연다.

   
▲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6.3./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여기에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이달 중·하순에 미 워싱턴DC와 일본 도쿄를 방문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각각 한미·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 앞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달 29일 이례적으로 회담없이 한미일 공동성명을 발표해 북한을 압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미일이 안보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성김 대표는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모든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력과 억제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전략자산을 전개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한반도 긴장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북한의 다음 핵실험이 소형화 탄두 개발인 만큼 최소 2차례 이상 실험을 할 것이란 전문가의 전망도 나와 있다. 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 사무처장은 “북한의 핵실험이 더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이 27일 전했다.    

한편, 미국은 오는 29일부터 세계 최대규모 해상훈련인 ‘다국적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을 실시한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본부를 두고 진행되는 올해 28번째 림팩 훈련에 26개국이 참여해 8월 4일까지 훈련이 이어진다고 CNN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도 참여하며, 1990년 첫 참가 이래 가장 많은 전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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