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인턴기자] 먹방, 쿡방이 대세로 떠올랐다. 공중파든 종편이든 먹고 또 먹는 방송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그리고 그 중심엔 셰프들이 있다.

최근 방송가는 셰프와 엔터테이너를 이어붙인 셰프테이너 열풍이 한창이다. MBC 드라마 ‘파스타’ 속 악을 박박 쓰던 셰프와 올리브tv ‘마스터셰프 코리아’ 속 강레오는 확연히 다르다. 불 조절 하나에도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독설을 날리던 불같은 셰프들이 예능에 진출하며 점차 친근해지고 있다.

   
▲ 왼쪽부터 최현석, 정창욱, 이연복 셰프 /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제공

셰프테이너의 장을 연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셰프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스타들의 냉장고를 털어 15분 동안 주제에 맞는 요리대결을 펼친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주방을 진두지휘하던 셰프들의 멋진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다. 승리를 위해 그들은 상대의 집중력을 흩트리려는 술수와 꼼수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에 쫓기며 하는 요리라 실수도 잦다. 시청자들은 뭔가 허술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다.

먹방이 그저 맛있게 먹어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데서 그쳤다면 생활수준이 나아지며 먹방과 쿡방도 질적으로 성장했다. 이런 의미에서 맛은 물론 볼거리까지 제공하는 셰프들의 요리는 기대치가 크다.

더구나 요즘 셰프들은 가정집 냉장고 안에 흔히 들어있는 재료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낸다. 셰프들의 레시피를 따라가다보면 올리브tv ‘오늘 뭐먹지?’의 요리 생 초보 신동엽과 성시경도 뚝딱뚝딱 그럴싸한 한 끼를 만들어낸다. 단순한 조리법과 명쾌한 과정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나도 모르게 “나도 한 번…”이라는 도전 의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제공

셰프들의 예능감도 한 몫 한다. 전문 예능인과 비견해 한 마디도 뒤지지 않는 입담과 훈훈한 외모는 여성들의 로망이라는 ‘요리하는 남자’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난다. MBC ‘진짜 사나이 시즌 2’의 샘킴이, SBS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에 레이먼 킴이, KBS ‘인간의 조건 3’에서 정창욱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누군가의 요리를 평가하고 날카롭게 지적하던 셰프들의 시대는 갔다. 자신의 요리가 선택되어 1승을 거두길 바라고 요리보다 멋있게 화면에 잡히길 바라는 귀여운 셰프들의 시대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