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과 손흥민이 골을 터뜨린 벤투호가 칠레를 눌렀다. 브라질전 대패로 가라앉았던 한국축구대표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6월 A매치 평가전 두 번째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황희찬이 선제골로 리드를 안겼고, 후반 손흥민이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일 브라질전 1-5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6월 A매치 4경기 가운데 두 경기를 치러 1승 1패를 기록했다. 칠레와 통산 상대 전적은 1승 1무 1패로 균형을 맞췄다.

FIFA 랭킹 29위 한국은 28위 칠레를 맞아 손흥민 원톱에 황희찬, 정우영, 나상호를 2선에 배치했다. 황인범, 정우영이 중원을 지켰고, 홍철, 권경원, 정승현, 김문환이 포백 수비를 형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 황희찬이 칠레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초반 칠레의 빠른 공격에 잠시 밀리던 한국은 착실한 빌드업으로 서서히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른 시간 선제골도 넣었다. 전반 12분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좌측 외곽에서 드리블 돌파해 들어가다 강력한 슛을 때렸다. 볼은 반대편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리드를 잡으며 분위기가 올라온 한국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밀어붙였다. 이날 A매치 100경기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손흥민도 기회만 되면 슛을 때려 골을 노렸다. 하지만 회심의 슛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거나 옆그물을 때려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칠레의 빠른 역습은 위력적이었다. 한국은 수비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매 상대 패스 한 방에 라인이 무너져 칠레에게 좋은 슛 기회를 이따금 내줬다. 칠레가 마무리 결정력 부족으로 다행히 실점은 하지 않았다. 전반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만 들어 한국에 호재가 생겼다. 후반 8분 정우영이 칠레 이바카체에게 거친 태클을 당했다. 전반 이미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았던 이바카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한국이 수적 우위를 점했다.

당연히 주도권을 한국이 휘어잡았다. 패스와 돌파로 연이어 슛 기회를 만들었고 정우영, 황인범, 손흥민이 돌아가며 슛을 때렸으나 골문 안으로 집어넣지 못했다. 후반 20분에는 손흥민이 특유의 폭풍 질주 돌파를 시도하다 박스 안에서 상대 몸싸움에 밀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

   
▲ 손흥민이 칠레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후 정승현과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10명이 뛰는 칠레를 상대로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벤투 감독은 정우영 대신 조규성, 나상호 대신 엄원상을 투입하는 등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계속 칠레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이 후반 추가시간으로 넘어간 시점에서야 기다리던 추가골을 뽑아냈다. 돌파를 시도하던 황희찬이 페널티 아크에서 상대에 걸려 넘어지며 프리킥이 선언됐다.

좋은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절묘한 슛을 때렸다. 수비벽을 살짝 넘기며 골문 우측 모서리 상단으로 날아가 골네트를 출렁였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손이 닿지 않는, 완벽한 코스로 빨려들어가는 골이었다.

골을 넣은 직후 손흥민은 대전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교체됐고 그대로 경기는 한국의 두 골 차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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