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5년만 “역내·세계 이익 위해 21세기 도전에 함께 대응 논의”
작년 11월 워싱턴 외교차관협의회 때 일 공동기자회견 거부와 판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8일 서울에서 열린 결과 3국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3국 안보협력을 진전시켜나가기로 약속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날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외교차관 협의회를 가졌다.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은 5년만이다. 또 이날 3국이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기자회견을 연 것도 지난 문재인정부 때와 판이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렸을 때 당시 모리 차관은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들어 3국 공동기자회견을 거부했고, 셔먼 차관이 단독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3국 외교차관들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국은 공동성명에서 먼저 “역내 및 세계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21세기 도전들에 함께 대응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먼저 차관들은 북한의 반복되는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 지난 5월 27일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 결과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3국 안보협력을 진전시켜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차관들은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제의에 긍정적으로 호응할 것과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납치자 문제의 신속한 해결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차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미얀마의 민주주의로의 조속한 복귀, 대 아세안 및 아세안 주도 지역구조 내 관여 강화,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 증진을 논의했다.

   
▲ 조현동 외교부 1차관(가운데)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0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6.8./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또한 경제 및 에너지 안보 강화, 여성의 역량 증진 및 인력개발 우선시, 국제규범 준수,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질서 증진 및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인도·태평양 증진과 함께 시급한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차관들은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한 한미일 3국 협력은 민주주의 국가가 자국 국민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수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공동의 노력을 진전시키는 가운데 정례적 3국 협의를 지속하기 위하여 동경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동기자회견에서 셔먼 부장관은 “작년 9월 이후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의 규모와 속도를 엄청나게 늘리고 높여 왔다”며 “각각의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지역과 전체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린 북한이 이처럼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외교의 길로 들어서겠다고 약속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고, 어떠한 적대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한미일 3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추가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실체적 위협으로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오늘 3국 협의회에서 한미일 공조는 물론, IPEF 참여, 쿼드와의 협력 등을 통해 인·태지역 내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신정부의 의지를 설명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자체적인 인·태전략을 추진할 계획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모리 차관은 “이번 협의회에서 북한에 대해 최근 거듭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강화는 국제사회에 대한 분명하고도 심각한 도전이란 인식을 다시 한 번 공유했다”면서 “이를 전제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억지력 강화를 포함해 유엔, 외교적 대응 관점에서 3국이 더욱 긴밀히 공조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북한은 이달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발사를 포함해 총 18차례 미사일 도발을 벌였다. 게다가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으로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한편, 이날 조 차관과 모리 차관과 한일 외교차관회담도 별도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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