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14일 히로시마 활주로 이탈사고는 돌발 난기류로 인한 불가항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본 항공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 당시 일본 방송사들은 세월호 1주년을 이틀 앞두고 발생한 아시아나항공기의 사고 영상을 세월호 침몰사고와 함께 지속 방영하면서 한국의 후진국성 안전 관리를 작위적으로 부각시켰다. 일본인의 '혐한' 감정에 편승한 왜곡과 과장성 보도였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사고는 항공 전문가들의 정밀 진단을 통해 규명될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 언론이 한국의 안전불감증을 냉소적으로 보도케 한 빌비를 제공한 아시아나항공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히로시마공항 사고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사고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십분 활용,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사고확산을 선제 대응하고 사후 수습에도 만전을 기한 사실을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히로시마공항 비상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한 아시아나 항공 162(에어버스 A320)의 승무원 8명은 부상자 등 승객 73명 전원을 신속하게 비상 탈출시켰다.  

   
▲ 아시아나항공이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시 대응책과 수습 과정은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탈권위'의 고객중심 안전 경영을 실천하려는 정상의 항공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은 사고조사 장면/출처=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은 이후 일본 언론의 부정적인 비판과는 달리 대책본부를 신속하게 마련, 사고원인의 규명에 관계없이 부상자뿐만 아니라 탑승객 전원에게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측과 함께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수습 대책은 대개 신속성정확성을 요하는 만큼 진정성에 토대한 아시아나항공의 긴급 사고관리는 세계정상급 항공안전사로서 합격점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히로시마공항 사고 직후 약 2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통해 신속하게 사고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인명피해와 현장 수습 정보를 재빨리 전했다

특히 사고발생 3시간 만에 각국에서 일본과 한국으로 연결이 가능한 톨 프리 콜센터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은 이번 수습대책의 신속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고발생 12시간 뒤인 15일 오전 630분께 본사 직원과 국토부 조사관으로 구성된 현장지원반을 특별기를 통해 히로시마 현지로 파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장지원반으로부터 탑승객 진료 현황 탑승객 수하물 불출 운항 승무원 비행 경력 등 정보를 수집해 이를 재차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등 정확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사고발생 이틀이 지난 16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일부 경영진들은 직접 히로시마로 건너가 탑승객들에게 사고에 대한 위로와 사과의 말을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측 전체의 긴밀한 움직임으로 총 81명의 승객·승무원이 탑승한 항공기에서 단 한명의 사망자 없이 발생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사고 발생 당시 25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들 모두 진료를 받고 퇴원 후 귀가해 더 이상의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후속대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날인 17일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잠정 운휴했고 탑승객 1인당 5000달러(500만원)에 달하는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발 빠른 대처는 지난해 비극적 참사로 기억되는 세월호사고의 허술한 초동 대응이나 지탄받아 마땅한 수습책과 큰 대조를 보인 것이기에 일본 언론의 악의에 찬 보도는 시정돼야 마땅하다.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가 일어난 날은 414일로 지난해 세월호 사고 발생한지 거의 1년만이다.

당시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 관계부처와 언론은 정확한 사고현황에 대한 파악을 하지 못해 허둥지둥하며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또 책임전가에 급급해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를 구성하지 못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등 행태로 294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비극적인 참사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발 빠른 대처는 단 한명의 사망자 없이 중대 피해를 최소화했다. 사고 발생 시에 당연한 대처이고 이후 수습이 최우선이기에 가려진 일이나 사고 후에 아시아나의 대응책이 적절했다는 평가에는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항공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히로시마 활주로이탈 사고 이후 경영진을 비롯한 전사적 대응은  '최고의 안전이 최상의 서비스'라는  경영이념을 전세계 고객에게 보여준 사례로서 평시에 안전교육 강화와 반복된 사내 학습 효과가 주효한 것이라고 주변은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히로시마 활주로이탈사고에서 보여준 안전사고 수습관리법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사고수습관리를 시스템하고 메뉴얼한 톨 프리서비스를 현장 적용한 것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통해 사건발생 직후부터 실시간별 상황파악을 통해 사안별로 대응했다.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라는 부제의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은 한국의 대형 항공사고의 원인이 위계질서 존중과 권위주의에 의해 발생될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아시아나항공의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이탈사고의 수습과정에서는 글래드웰의 지적과 달리 고객안전을 최우선, '탈권위'한 한국항공경영의 변신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환골탈태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에서 최고의 자리,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세계 최고의 안전 항공사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그 이상, 배전의 안전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물론 시장과 정부도 아시아나항공의 안전경영 정착을 위해 건전한 감시와 비판에 게을리지 않는 동시에 그 안전실천이 결실을 맺도록 참고 기다리는 인내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