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긴축 우려 증가…인플레이션 잡기 전까진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 이어질 것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예고에 세계 경제 긴축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 .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예고에 세계 경제 긴축 우려가 커지며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사진=픽사베이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38.11포인트(1.94%) 하락한 3만2272.79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7.95포인트(2.38%) 떨어진 4017.8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2.04포인트(2.75%) 추락한 1만1754.23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의 향방을 결정지은 건 ECB의 금리 인상 예고였다. 

이날 ECB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유로존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행 0%, 예금금리를 -0.5%로 각각 동결했다. 그러면서도 차기인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ECB는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P) 인상할 방침”이라며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이 유지되거나 악화하면 9월 회의에선 더 큰 폭의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게 ECB의 설명이다. ECB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또 정책 금리 동결과 동시에 현행 자산매입프로그램(APP)에서 채권 매입을 다음 달 1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ECB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지만, 투자자들은 9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로존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만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소식에 유로존 국채금리는 물론 미국 국채금리도 소폭 올랐다.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차가 줄어들면 미 국채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는 오르게 된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대한 경계심리도 증시를 짓눌렀다.

10일 발표되는 CPI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상품보다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의 부활로 약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연준은 다음 주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7월에도 추가로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매파적인 ECB 회의 결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경계 심리가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10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코스닥 양대 지수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9.07포인트(1.11%) 내린 2596.37에 출발하며 2600선도 무너졌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600선을 밑돈 건 지난달 19일 이후 3주 만이다. 코스닥 역시 1% 넘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ECB가 오는 9월 0.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라 후행적인 정책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피크아웃 여부를 넘어서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 안에 들어왔다는 가시적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CPI 결과가 1차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 역시 매파적 ECB회의 결과, 미국 소비자 물가 경계 심리 등으로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중국 베이징, 상해 중심으로 PCR 검사 의무화 등 봉쇄조치 우려가 제기되는 점은 인플레이션 말고도 또 다른 시장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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