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기습 블록딜'에 16%↓…7월에도 '보호예수 해제'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카카오페이 2대주주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의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주가가 폭락한 가운데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LG에너지솔루션‧하이브 같은 대형주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점도 부담이다. 반복된 악재에 개미들은 빠른 속도로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 블록딜‧보호예수 등 반복된 악재에 개인 투자자들이 빠른 속도로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사진은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불확실성이 부쩍 커진 국내 증시에 블록딜 등 또 다른 변수들이 가세하며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가장 최근에 관련 이슈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종목은 카카오페이였다.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Alipay Singapore Holding Pte)가 지분 500만주에 대해 블록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지난 8일 장에서 카카오페이 주가는 하루 만에 15.57% 급락했다. 

이후로도 추가 하락이 이어지며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10만원 선이던 주가는 8만원 대로 떨어졌다.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목표주가를 16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춰 잡기도 했다.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 보유한 매도자와 이를 사들일 매수자 간 거래를 체결하는 제도로, 통상 시간 외 거래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결국에는 주가에 하방 압력을 주는 경우가 많으며,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은 사전에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악재를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또 다른 이슈도 다가오고 있다. 최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과 하이브 등 대형주들의 주요 주주·기관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정기간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 역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과 오는 7월 중 LG에너지솔루션·하이브·롯데칠성음료·흥아해운 등의 종목 일부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된다고 예고했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내달 27일에 전체 상장 주식의 4.3%에 달하는 기관 배정 주식 996만365주가 시장에 풀린다. 

보호예수의 경우 반드시 주가하락 요인은 아니다. 하지만 개미들이 일련의 이슈로 주식시장에서 매력을 잃어버리고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5월 초 역대 최고치인 77조9018억원까지 상승했던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5월말 기준 57조5671억 원으로 20조원 이상 격감했다. 그만큼 개미들이 주식계좌에서 돈을 빼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 주식시장에 빠르게 활력을 잃고 있다”면서 “블록딜 같은 정보 비대칭 이슈들이 기습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은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없을지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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