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벤투호에서 골은 넣는 것은 유럽파의 전유물이 된 것일까. 6월 A매치 평가전 4경기 가운데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유럽파들만 골을 넣었다. 이집트와 마지막 경기에서는 K리거의 골 넣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은 2일 브라질(1-5 패), 6일 칠레(2-0 승), 10일 파라과이(2-2 무승부) 등 남미 3팀과 잇따라 맞붙어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남미 팀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에서 만나는 우루과이 대비 평가전 상대들이었다.

14일 이집트전은 역시 H조에 속한 아프리카 팀 가나를 대비하는 맞춤형 평가전이라 할 수 있다. 이집트의 이번 방한 대표팀 명단에 간판 골잡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빠지는 등 정상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김이 빠졌다. 그래도 한국은 그동안 드러난 수비의 허점 보완이라든지, 주전들이 대거 이탈한 미드필더진의 새 얼굴 찾기, '월드 클래스' 손흥민(토트넘) 활용법, 카타르 월드컵 엔트리 결정을 위한 옥석 가리기 등 점검해야 할 점들이 많다.

한 가지, 이집트전에서 꼭 봤으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K리거가 터뜨리는 골이다.

   
▲ 손흥민(7번)이 파라과이전에서 프리킥 골을 넣은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앞선 3차례 평가전에서 한국은 총 5골을 넣었다. 브라질전 황의조(보르도), 칠레전 황희찬(울버햄튼)과 손흥민, 파라과이전 손흥민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골을 기록했다. 골 맛을 본 4명이 모두 유럽파 선수들이다.

물론 손흥민과 황의조 등 공격 일선을 책임지는 선수들이 더 많은 골 기회를 얻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유럽파 외에 K리그 소속 공격수 및 공격력이 좋은 미드필더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경기 출전도 번갈아가며 했지만 3경기를 치르면서 아직 골을 넣은 국내파 선수는 없다.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 나상호(서울), 엄원상(울산),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등이 골을 넣을 능력을 갖춘 자원들이다.

이집트전에는 몇몇 주전들이 빠진다. 황희찬은 2경기만 뛰고 병역의무를 위해 논산훈련소로 입소했고 황인범(서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한다. 큰 정우영(알 사드)도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재성(마인츠)은 부상으로 아예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집트전에서는 아무래도 더 많은 K리거들이 출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물론 손흥민, 황의조의 화끈한 골도 기대되지만 국내파들이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도 있다. 득점 의존도가 유럽파 중심 특정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쏠린다면, 상대팀들이 한국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공격옵션을 다양화해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K리거가 이집트 골문을 허무는 장면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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