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오피스텔 중 28.1% 미달
"입지 양호·신축 아닐 경우 메리트↓"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한때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 시장이 시들한 분위기다. 올해 분양한 전체 오피스텔 중 약 30%가 미달됐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서울 용산역 인근 오피스텔 사무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 접수를 진행한 오피스텔 32개 중 △엘루크 서초 △지젤 라이프그라피 서초 △판암역 르네블루 △부산 제네시티 △인천 신흥동 3가 숭의역 엘크루 오피스텔 △송도 애니오션 빌딩 △블루핀 임당 제니스 오피스텔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1단지 △e편한세상 시티 항동 마리나 등 9개(28.1%)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달 단지 중 가장 최근인 지난달 분양한 e편한세상 시티 항동 마리나는 82A·B·C·D 등 4개 타입 중 82D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타입에서 모두 미달이 나왔다. 같은 달 공급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1단지도 전 타입에서 분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그 외에 서울 핵심 입지인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에 나선 엘루크 서초와 지젤 라이프그라피 서초 등도 100가구 이상 미달을 기록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 시장 열기는 차갑게 식고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피하고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투자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신길 AK 푸르지오’의 경우 분양가가 9억원대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96실 모집에 12만5919명이 몰려 평균 13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부도 중대형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 아파트 대체재로 오피스텔을 밀어붙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함께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오피스텔도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양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기에 대출을 끼고 오피스텔을 구매한 분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을 받았던 부분이 있지만 최근 들어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아파트 시장이 주춤한 부분도 반영돼있어서 입지가 양호하거나 신축이 아닌 이상 메리트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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