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유럽 출장서 배터리·전장 사업 점검
”삼성 미래차 대응 삼성 움직인 빨라질 듯“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 후 ‘자동차 시장’을 언급하면서 삼성의 전장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면서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에 갔고, BMW를 만났다. 하만 카돈도 방문했다”며 “급변하는 자동차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 김포 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이 부회장이 언급한 헝가리 배터리 공장은 삼성SDI의 유럽 생산 기지다 이곳에서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지난 7일 출장길에 오르면서 이 부회장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동행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이 부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반도체와 미래 기술을 살피는 동시에 전장 사업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BMW 경영진과 회동은 물론, 지난 2016년 인수한 전장기업 하만의 자동차 오디오 브랜드 ‘하만 카돈’도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 삼성 전장 사업의 경쟁력 확대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투자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비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거론한 만큼 향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배터리 생산라인 확대는 물론, 완성차 업체와 조인트벤처 등 미래 시장 지배력 확대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도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만의 시너지 확대 전략도 예상된다. 하만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행보조 시스템과 같은 선도 기술은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삼성전기의 자동차용 적층세라믹커페시터(MLCC), 전기차 카메라 모듈의 고도화 전략이 빠르게 추질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삼성의 미래 투자 계획에서 전장 분야가 제외되면서 미래차 관련 사업의 추진 동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유럽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챙기면서 전장 사업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이 추진하는 대형 인수합병(M&A)도 전장사업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M&A 유력 후보로 NXP(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등 차량용 반도체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꼽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자동차 시장에 대해 언급을 한 만큼 각 계열사의 후속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의 움직임도 기존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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