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본질적인 기업 가치 변하지 않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무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무상증자는 회사가 돈을 받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새 주식을 나눠주는 것으로,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인식된다. 다만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내 고꾸라지는 경우도 많은 만큼, 무상증자 소식만 듣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한가로 직행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350원(29.88%)오른 2만 76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1주당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인 지난 21일에도 무상증자 관련 소식에, 주가가 단숨에 상한가까지 치솟은 기업이 있다. 

글로벌 한류 상품(K-product) 판매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을 운영하는 실리콘투다. 

실리콘투는 유통 주식수 확대에 따른 거래 유동성 확보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고,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아직까지 무상증자의 규모와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 

‘무상증자→상한가’ 행진의 첫 시작은 바이오 기업 노터스였다. 노터스는 지난 5월 1주 당 신주 8주를 지급하는 역대급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이후 권리락으로 같은 달 31일 기준가 773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이때부터 지난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온라인 여성 의류 업체 공구우먼 역시 지난 14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하면서, 14~15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노터스와 공구우먼 모두 상한가 기록 이후 짧은 기간 내 주가가 곤두박질쳐, 무상증자 이전, 또는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노터스의 경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라는 기록이 무색하게, 지난 10일 거래 과열로 매매 거래가 정지된 뒤 거래 재개일인 13일부터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1일에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주가 추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무상증자라는 재료 하나만으로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상당하다고 지적한다. 무상증자로 본질적인 기업 가치가 변하는 게 아닌 만큼, 하락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관련 테마주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해당 기업의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고, 권리락 효과로 주당 가격이 낮아져 주식 거래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쌓아 놓고 있던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 담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회사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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