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개신교 최초 서양식 예배당 정동제일교회
현대가와 인연 각별…2세·3세 모두 이곳서 결혼식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진희 씨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현대가와 정동교회의 인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동교회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인 아펜젤러 목사가 1897년 지은 건물이다. 초기에 작은 기와집을 예배당으로 사용했던 교회는 교인 수가 늘어나면서 정동에 현대식 예배당을 건축하게 된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진희 씨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시 지어진 교회 안의 벧엘예배당은 한국 개신교 최초의 서양식 예배당으로, 1977년 대한민국 사적 제256호로 지정됐다. 초가집과 기와집이 대부분이었던 당시에 새로운 형태의 정동교회 건물은 고종도 궁금해 할만큼 ‘핫 플레이스(Hot Place)’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절 정동에는 제일교회 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 각국의 공사관과 서양식 학교인 이화학당과 배제학당이 있었다. 이승만 건국대통령도 이 교회의 장로를 지냈고, 유관순 열사의 장례식도 이 교회에서 치를 만큼 대한민국 역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정동교회는 서양식 혼례가 확산되는 장이기도 했다. 개화기에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학생들이 정동교회를 다니면서 교제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같은 역사를 자랑하는 정동제일교회는 현대가의 인연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몽근·몽우·몽헌 씨와 정몽준 전 대표 등 정 명예회장의 2세 아들들이 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 세간에 화제가 됐다.

정 명예회장은 2001년 임종 전 복음성가인 ‘내게 강 같은 평화’를 즐겨 불렀는데, 이 복음성가는 당시 정동제일교회 성도들이 문병을 와서 불러준 노래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는 현대가 3세들까지 대를 이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4년 정몽준 전 대표의 둘째 딸 정선이(28) 씨의 결혼식도 이곳에서 비공개로 치러졌고, 27일 오후 정의선 회장 장녀의 결혼식도 같은 곳에서 치러졌다.

한편, 정동제일교회에서의 결혼식은 정동교회 교인에 한해 가능하다. 예자당 건물이 사적 256호로 지정돼 있어 손상을 막기 위해 교인들에 한해서만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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