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WTO, 죽은 고양이 아냐”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난 17일 폐막한 세계무역기구(WTO) 제12차 각료회의(MC-12)에서 21년간 지속된 수산보조금 협상 타결을 비롯헤 전체적인 각료선언 채택에 성공하면서, 그 역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 국제무역기구./사진=WTO 공식 홈페이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WTO 각료회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안 본부장은 지난 12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MC-12’에서 7년만에 각료회의 성과를 도출해냈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수산보조금 협상이 타결되고 회원국들은 향후 WTO 개혁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각료회의를 기점으로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회의 운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정지척 규탄과 통상현안 논의를 분리해 비교적 원할한 회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수산보조금은 불법어업 및 남획된 어종 어획에 대한 보조금 금지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그동안 국가별 이견이 컸던 △유류보조금 △원양어업 대상 보조금 △개도국 특혜의 범위·기간 등에 대해서는 이번 합의에서 제외돼, 후속 협상키로 했다.

또한 협정 발효 후 4년 내에 해당 쟁점들에 대한 합의 실패시, 협정 전체가 실효된다. 

산업부는 이번 협상 타결로 인해 그간 부진했던 WTO의 다자협상 기능이 유효하게 작동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미합의 쟁점이 후속협상 대상이라는 점에서 컨센서스(구성원의 의견 일치)에 기반한 WTO의 의사결정구조의 한계점도 드러냈다.

이외에도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백신 지식재산권 강제실시 원활화 △세계식량계획에 대한 수출제한 미적용 △전자적 전송물 모라토리움 등 각료결정 4건에 대해 합의했으며, △전반적 펜데믹 대응 △식량안보 대응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SPS) 관련 3건의 각료선언에 대해 합의했다. 

안 본부장은 “우리나라 만큼 WTO가 필요한 나라는 없다”며 “WTO의 기능이 아직 살아있고 향후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익을 위해 최대한 WTO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안 본부장은 지난 9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서 올해 의제인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녹색전환’과 관련해 “각국의 기후정책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적 협력 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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