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해외직접구매액 10.8% 감소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년만에 130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해외직구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억눌린 소비심리가 해외직구에 몰리자 그간 해외직구족을 공략해오던 카드사들은 환율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과 동일한 1286.5원에 출발했다. 유로화 강세 속 달러 약세로 지난 23일 1300원대를 돌파한 후 약간 내려왔으나 여전히 1200원대 후반으로 높은 수준이다. 약 1100원이던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1년 6개월 사이 17%가량 뛰었다.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데다 환율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해외직구가 크게 늘었으나 달러 강세에 해외직구족은 최근 들어 지갑을 닫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쇼핑 해외직접구매액은 11억4000만달러(약 1조421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분기 12억8000만달러(1조5962억원)에서 약 10.8%가 줄어든 규모다.

해외직구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조원대에서 지난해 5조5000억원까지 크게 성장했다. 1100원대까지 하락한 환율도 해외직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직구는 해외 상품을 국내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으로 배송은 오래 걸리지만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모았다. 편리한 직구 플랫폼들이 늘어나 접근성이 개선된 점도 시장 성장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치솟으면서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사라지자 인기도 주춤하고 있다. 제품 가격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일정 비율대로 내는 브랜드 수수료 역시 환율 상승에 맞춰 원화 부담이 커지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직구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해외직구족 전용카드 출시와 배송비 할인, 캐시백 제공,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내세워 해외직구족 잡기에 공을 들이던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월 ‘KB직구클럽’ 서비스를 오픈했으며, 하나카드는 해외서비스 전용 플랫폼 ‘지.랩’을, 우리카드는 ‘해외직구몰’을 운영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외직구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관련 마케팅을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과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크리스마스 박싱데이 등 특수 시즌에 해외직구를 찾았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직구가 일상화가 된 만큼 시장이 잠시 주춤할 수는 있으나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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