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인허가 전 단계...연구용으로 판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진단 업체들이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쌓아온 기술력을 활용해 비교적 단기간에 제품 개발을 완료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미코바이오메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원숭이두창 연구용 진단키트 '노바플렉스(NovaplexTM MPXV Assay)' 개발을 완료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1시간 30분만에 판별 가능하다. 

씨젠 관계자는 "씨젠은 지난 20년간의 시약개발 노하우와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반 시약개발 자동화 시스템인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를 통해 신속하게 원숭이두창을 잡아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씨젠은 이달 중으로 원숭이두창이 확산 중인 국가의 연구기관이나 병원 등에 연구용 제품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연구용 제품은 각국의 인허가 승인 절차를 밟기 전 연구 용도로 쓰인다. 아직 허가를 받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용할 순 없다. 

국내 허가의 경우 원숭이두창 검체를 확보한 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국내 감염 환자는 1명에 그쳐 검체를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씨젠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국내 임상시험 및 인허가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연구용 제품을 이탈리아·필리핀·아립에미리트(UAE)·터키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아직까지 국내 임상 및 인허가를 받지는 못한 상황이다. 미코바이오메드는 국내 방역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휴마시스도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는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50분 이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원숭이두창 확산의 진원지인 유럽시장에 선출시할 계획이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데 따른 대응이다"며 "높은 품질의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확산을 저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과 발진성 질환이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처음 감염 사례가 보고된 뒤 약 7주 만에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며 당초 예상보다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30대 남성이 첫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당국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원숭이두창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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