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광역단체 중 11개 지역에서 권력 교체돼
대대적 권력 교체, 혁신·쇄신 순풍 기대감 커
민생 아닌 흔적 지우기 골몰할까 우려도 나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대선과 지선이 끝난 현재 정치권에서는 여야 구분 없이 쇄신과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중앙정치뿐만 아니라 출범을 하루 앞둔 지방정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이에 국민들은 대대적인 정치권력 변화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게 됐다. 

민선8기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하루 앞둔 30일, 6·1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장이 대거 교체되며 지방 정치는 변화의 바람에 순응하는 중이다. 

지난 2018년 열린 제7회 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총 17개 광역단체장 중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한 14석을 석권했다. 그러나 이번 6·1지방 선거에서는 광주, 경기, 전북, 전남, 제주 등 5개 지역을 제외한 12석을 국민의힘에게 넘겨줬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6월 1일 지방선거 출구 조사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수복한 지역은 제주 단 한 곳에 그쳤다. 따라서 대구, 경북, 광주, 경기, 전북, 전남 등 6개 지역을 제외한 11개 지역에서 권력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색이 짙은 곳을 제외한 중도지역을 중심으로 권력 교체가 이루어지게 된 셈이다. 이는 권력기반이 약한 새 정부가 국정운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민주당에 경고함으로써 여야가 국가발전을 위해 혁신과 쇄신에 나서라는 국민의 뜻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민들이 힘을 실어준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게 지방권력 교체는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진다. 최근 국회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데드크로스를 기록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권력 교체는 윤 대통령의 지역공략 실천에 속도감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정부와 여당은 악화된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국정운영을 평가받는 본무대에 서게 됐다.

   
▲ 더불어민주당 6·1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이 우상호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선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6월2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야당에게는 위기이자 성장의 기회로 여겨진다. 민주당 정권은 지난 5년간 ‘성추문’, ‘계파정치’, ‘극성 팬덤정치’에 빠져 속칭 ‘내로남불’ 정당으로 전락했다.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정의와 공정을 주장했던 당의 정체성마저 상실했다.

더욱이 정권교체에도 불구 0.73%차 석패라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내세워 민심이탈을 유발했다. 분노한 국민들이 지방권력 교체라는 회초리 들어서야, ‘민생 정당’, ‘쇄신’이라는 자성의 목소리 내고 위기 수습에 나서게 됐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각자 지방권력 교체를 ‘발판’ 또는 ‘교훈’ 삼아 국민의 눈높이까지 정치 수준을 쇄신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오게 됐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권력이 교체되기 전 인수위 과정부터 전임 단체장의 흔적 지우기에 돌입했다는 지적이 나와 쇄신이 보복으로 변질될까 걱정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전임자 흔적 지우기에 골몰하며, 민생을 등한시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방권력 교체에 대해 “여야가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각자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숙제를 어떻게 해결 하는지에 따라 총선 민심이 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려가 나오는 흔적 지우기에 대해선 “민심이 바꾸라고 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임자가 잘한 것 마저 바꾼다거나 엉뚱한 것을 추진한다면 지역민들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며 자중의 목소리를 전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