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단렌 회장단과 반도체·공급망 협력 논의
한일 협력 관계 구축 출발점...이재용 역할 주목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일 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일본 경제단체장들과 만남을 갖으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히가시와라 토시아키' 히타치 회장(게이단렌 부회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양사 간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전날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 회장(게이단렌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한일 기업 간의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의 도쿠라 회장이 만난 것은 민간 차원의 새로운 한일 협력 관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6월 18일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 김포 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부회장과 일본 재계와의 인연은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부품 수출 규제 당시에 빛을 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내 경제에 위기가 감지 되자 일본으로 향해 정부가 풀지 못한 외교 문제의 물꼬를 텄다.

이후 같은 해 9월에는 일본 재계로부터 초청을 받아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었다. 당시 이 부회장의 일본행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문제로 일본에 다녀온지 2개월여 만의 일이었다.

이 부회장은 일본 통신업계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 왔다. 삼성전자가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1, 2위 통신사업자에게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의 일본 내 인맥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7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통신 및 사물인터넷 등에 대해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2013년, 2014년, 2019년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이 부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1946년 설립된 게이단렌은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 1494개,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등 주요 업종 108개 단체 및 지방 경제단체 47개 등으로 구성된 일본 최대의 경제단체다. 게이단렌은 회원 기업간의 이견 조정은 물론 일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조언 역할도 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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