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가격 폭락으로 업계 전반 유동성 위기 퍼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시황 악화로 가상자산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대형 가상자산 헤지펀드 파산 여파로 업체들의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시황 악화로 가상자산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유명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볼드(Vauld)는 지난 4일(현지 시간) 고객들의 코인 인출을 중단하면서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 신청 계획을 발표했다.

볼드는 회사 블로그에 성명을 올려 “가상화폐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12일 이후 1억9770만달러(2561억원) 규모의 ‘코인 런’(가상화폐 인출 요구) 사태가 발생했다”며 가상화폐 인출과 거래, 예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볼드는 지난 5월만 해도 운용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했던 유망 디파인 업체였다. 미국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설립한 발라벤처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코인 가격 폭락으로 업계에 번진 유동성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산 코인 테라와 루나 붕괴로 시작된 가상자산 가격 급락은 업계에 유동성 위기라는 연쇄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대 규모 가상자산 헤지펀드였던 스리애로즈캐피털(3AC)은 지난 5월 코인시장을 끌어내린 테라-루나 급락으로 인해 지난달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공식 부도가 났다.

또 코인 대출업체 셀시어스는 지난달 자산 인출 동결을 선언하면서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고 3AC에 돈을 물린 가상자산 거래소 보이저디지털은 지난 1일 코인 거래와 인출, 예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디파이 플랫폼 바벨파이낸스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플레스도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세계적 긴축 기조에 시장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루나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US는 “글로벌 시장 안정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 하락할 수 있다는데 시장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들은 올해 코인 시장 규제 강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여러 이슈들에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이달 말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회의에서 예상 밖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7월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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