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스타이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가 은퇴 시즌을 불꽃 타격 속에 보내고 있다. 아무리 은퇴를 공언했다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은퇴를 말리고 싶은 상황이다.

이대호는 6일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경기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 롯데의 12-5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이대호는 1회초 첫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3회초 중전안타, 5회초 좌중간 안타, 6회초 좌월 투런홈런, 8회초 1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때렸다. 4안타 맹타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도 쏘아올리며 롯데 타선의 기둥 역할을 해냈다.

3회초 SSG 선발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뽑아낸 안타는 이대호의 시즌 100번째 안타였다. 6회초 바뀐 투수 최민준으로부터 뽑아낸 홈런은 시즌 10호포였다. 이로써 이대호는 14시즌 연속(해외리그 활약 제외) 세자릿수 안타와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350으로 올라가 타격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타율 0.342와 격차를 벌렸다. 시즌 안타수는 103개가 돼 이정후(102)를 제치고 최다안타 부문 선두로 나섰다.

만 40세인 이대호가 은퇴하는 해에, 시즌 일정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렇게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있는 것은 경이롭다. '은퇴로이드'라는 말도 안되는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대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다. 7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는 이대호의 은퇴 기념 행사가 마련되고(이대호는 올스타 투표에서 당당히 베스트12에 선정됐다), 후반기에는 각 팀들과 원정경기를 통해 은퇴 투어가 이어진다. KBO리그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투어가 열리는 것은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에 이어 이대호가 두번째다.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2010년)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던 이대호도 놀랍지만, 은퇴 시즌에 타격왕 타이틀 경쟁을 벌이는 이대호가 더 놀랍다. 팬들이 '이대호 은퇴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심정이 이해가 된다.

이대호는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아무리 올해 좋은 성적을 내도 은퇴 선언을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이대호는 그 누구보다 '화려한 은퇴'로 선수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할 것이다. 다만,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팬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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