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음극재·동박 등 국내외 생산력 증가…재생에너지 사용량 늘려 환경규제 대응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2차전지 소재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3억달러(약 39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으며, 확보한 자금은 양극재·분리막 등에 전액 투자할 방침이다. 그린본드는 기후변화·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등으로 발행대금 용도가 제한되는 채권이다. 이번 채권은 3년 만기로, 금리는 4.436%로 책정됐다. 

LG화학은 올 초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당시 구주 매출로 확보한 자금을 포함, 올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 박원철 SKC 사장이 7일(현지시각)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 E-모빌리티 산업단지에서 열린 SK넥실리스 동박 공장 착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C 제공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JV)을 설립, 2025년까지 5000억원 상당의 투자도 단행하기로 했다. 6만톤급 공장을 건설, 2024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전기차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올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의 1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로, 2041년까지 한국남동발전의 삼천포태양광발전소로부터 18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재생에너지도 공급 받을 예정이다.

SKC의 2차전지용 동박사업 100%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9000억원을 들여 폴란드에 5만톤급 동박공장을 짓는다. 이는 유럽 지역 내 최대 규모로, SK넥실리스는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SK넥실리스가 이들 지역에 공장을 만드는 것은 수력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조달이 용이한 곳에 역내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함으로, 북미에서도 5만톤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2025년 25만톤급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C도 키움PE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영국 실리콘 음극재 스타트업 넥세온에 8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속도와 전기차 주행거리를 높이는 특성 때문에 주목 받고 있으며, 시장 규모가 2025년 29억달러에서 2030년 146억달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포스코케미칼 양극재공장/사진=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홀딩스도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탄자니아 등에서 원료를 확보하는 중으로, 2015년 380억원이었던 양·음극재 매출이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도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톤·음극재 32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술을 보유한 테라테크노스 지분 100%도 인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 상반기를 전후로 실리콘 음극재를 양산하고, 2030년 기준 생산력을 수만톤 규모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화유코발트와 내년부터 연간 3만5000톤 안팎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중국에서 생산할 예정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2024년까지 캐나다 퀘백에 3만톤급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도 준공하기로 했다. 2035년까지 양·음극재 생산에 쓰이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공장에 태양광 발전설비도 도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1~5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60%(중국 제외시 25%) 가량 급증, 배터리 시장도 커지고 있다"면서 "롯데케미칼·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한 기업들도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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