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외화 순안정자금조달비율 도입 검토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0%포인트(200bp) 추가 인상하면 우리나라 GDP가 연간 약 0.7%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최대 약 16%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미국의 통화긴축 강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8일 은행연합회에서 '미국의 통화긴축 강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 김현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시장기대치 수준으로 인상하면 원달러 환율이 최대 약 1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김 연구위원이 분석한 모형 충격반응함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시장 예측과 부합하는 수준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 GDP는 충격 첫 해 연간 약 0.7%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최대 약 1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1.75%에서 200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금리가 3.75%까지 오르는 셈이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약 8.4%로 집계됐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로 시장참가자들의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인상(총 450bp)이 이뤄질 경우 GDP는 첫해 연간 약 0.8%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최대 약 19%까지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위험 프리미엄(CDS 프리미엄) 상승 충격이 GDP와 환율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금리가 450bp 오르고, CDS 프리미엄 충격의 지속성이 증가하는 등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GDP는 첫해 연간 약 1.2% 하락하고, 환율은 최대 24% 상승할 수 있어 충격 파장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이 분석대로 16% 인상되면 어떻게 될까. 김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률이 2년 이내 15%를 초과하는 에피소드를 가정한 결과 누적 외국인 자본유입 규모는 평균 유입액 대비 약 360억~4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행히 채권투자자금 및 차입금이 순유입을 유지하면서 전체 외국인 자본유출입은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수지 적자기조가 고착화되면 중장기적으로 대외건전성을 악화하고 자본유출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 경제상황이 팬데믹 정상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고인플레이션을 맞닥뜨린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도 고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물가안정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우리 경제의 안정기반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 유동성 위축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 금융기관 및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개해 유사시 신속하고 원활하게 긴급외화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더불어 장기적 안목에서 금융회사의 외화자산 및 부채를 관리하는 외화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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