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비 상승 및 해외 현장 충당금 반영 영향…수익성 높은 주택 사업 확대 기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형 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이 자재비 상승과 해외 현장 충당금 반영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다만 추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제한적이고 수익성이 양호한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에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CI./사진=각사 제공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 5곳의 2분기 합산 매출액은 13조 6000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 9.3% 늘어난 수치다.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8271억원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자재비 상승으로 주택 부문 마진이 줄어들고 일부 해외 현장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다.

현대건설은 매출액 4조 8000억원, 영업이익 172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5%, 22.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발생했던 싱가폴 마리나 PJ 본드콜 800억원에 대한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겠지만, 일부 해외 현장에서 충당금 리스크를 반영하면서 큰 폭의 이익 개선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매출액은 2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43억원으로 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비화공 부문 준공정산이익 370억원에 따른 기저효과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보다 원자재 이슈에 탄력적이며, 원가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유지할 전망이다.

GS건설은 매출액이 2조 5000억원, 영업이익이 175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6%, 40.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2분기 발생했던 싱가폴 마리나 사우스 PJ 본드콜 537억원에 따른 기저효과다. 

최근 GS건설 실적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일회성 비용 리스크가 있는 플랜트 부문 매출 비중이 크지 않고, 주택부문과 신사업부문이 플랜트 부문 매출 공백을 메우면서 실적 안정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매출액이 2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 줄어든 1761억원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베트남 법인의 준공이익이 늘어나고 플랜트 부문 수익성이 특히 높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매출액 1조 8300억원, 영업이익 158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 30.9%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별도 기준 주택·건축 부문의 수익성과 자회사 DL건설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부진했다. 주택·건축부문은 자재비 상승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사에 차질이 생기면서 부진했으며, DL건설은 도시정비 매출이 줄어들고 원자재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것으로 보인다.

5개 건설사의 2분기 합산 수주는 22조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7%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현대건설의 네옴시티 터널 프로젝트와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와리 정유시설 보수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없었으며, 주택 위주로 신규 수주가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이후 건설사들의 추가 영업이익 하향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주택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스크랩·유연탄·PVC 등 건축용 원재료 가격이 피크아웃(Peak out) 했다는 시각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축용 자재가 건설사에 납품되는 가격이 후행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감안해도 3분기에는 건설사들의 투입 자재 비용도 피크아웃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부문 마진 하락 영향은 건설사들이 제시한 연간 주택 마진 1.5~3% 하락 범위를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외 수주도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의 재정수지가 좋아지고, 정부의 원전 정책 변화로 추가 원전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배세호 연구원은 “자재 가격 급등으로 발주처와의 협상 지연, 발주 연기 등으로 2분기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부진했다”며 “우호적인 유가와 동유럽 원전, LNG 발주 확대 등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수주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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