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전문가들, 하반기도 환율 높을 것 전망..."3분기 상단 1350"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에다 유럽 에너지 위기에 따른 유로화 가치 급락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중 달러 당 135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316.00원을 넘어서며, 13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 30일 장중 기록한 1325.00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12일 종가는 전날보다 8.2원 급등한 달러당 1312.1원이었다.

이날 달러화 강세는 유로화 가치 급락의 영향을 받았는데, 러시아와의 갈등에서 비롯된 에너지 위기가 유럽 경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로화 가치 하락을 이끌었다.

   
▲ 미국 달러화/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은 이날 한때 1유로에 1.0006달러까지 하락, 거의 달러와 1대1로 교환되는 이른바 '패리티' 수준에 근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량의 40%를 공급받았던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공급 제한으로 큰 타격을 받았고, 이는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달 중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 이상일 경우, 걱정은 더 커질 수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위기와 맞물린 EU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심화되는 중"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스탠스 변화 및 전쟁 종료 등의 재료가 없이는 유로화 추세 전환 모멘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속도는 조절될 수 있겠으나, 하반기 시계로 보면 펀더멘털 부진 속 정책 대응 부재로, 유로/달러 환율은 패리티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그 하단을 0.90으로 제시했다.

12일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108.5까지 상승, 달러 강세를 반영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등락하면서, 최고 1350원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3분기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4분기 들어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포기하고 미국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야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세계 경제 환경이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싣고 있어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하반기 환율 상단이 1350원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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