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세 자릿수 경쟁률…공공분양 인기
DL·계룡건설 흥행·미달 단지 동시 배출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권 교체를 필두로 다양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분양시장의 경우 '패닉바잉' 열풍과 함께 과열 양상을 띄었던 예년과 달리 금리 인상, 대출 규제 확대 등 이슈와 맞물려 수요자들의 '옥석 고르기' 현상이 심화된 상황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민간 주도 공급 확대'를 천명한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공급 실적을 분석했다.<편집자주>

[상반기 분양결산-중견건설사②]'대박' 혹은 '미달'?…흥행 가른 '입지·분양가'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상반기 중견건설사 분양 단지 중 평균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코오롱글로벌의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였다. DL건설과 계룡건설은 상반기 흥행과 미달을 동시에 경험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 상반기 중견건설사 주요 단지 청약경쟁률./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15일 미디어펜이 올해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11~20위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별 1순위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코오롱글로벌이 지난달 공급한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일반공급 55가구 모집에 무려 617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12.2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평균 경쟁률은 1순위 접수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평형별 경쟁률은 1순위 중 해당지역 접수 건수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는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조성되는 단지다. 전용면적 59㎡, 59㎡B, 84㎡A~C 등 5개 평형으로 구성됐다.

이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평형은 84㎡A로 2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900개가 접수돼 450대 1을 기록했다. 그 외에 59㎡B 136대 1, 84㎡B 124.2대 1, 59㎡ 105.4대 1 등 84㎡C(68.5대 1)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타입이 모두 세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는 부산지하철 3호선 사직역과 3·4호선 미남역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일명 ‘더블 역세권’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도보권에 금강초, 온천중, 사직고를 비롯해 사직중, 사직여중, 동인고, 사직여고 등 학군이 잘 갖춰져 있고 학원가가 인접해 교육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 다음으로 경쟁이 치열했던 단지는 계룡건설이 지난 3월 세종특별자치시 일대에 분양한 ‘엘리프세종6-3’이다.

이 단지는 일반공급 84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 접수 기준 586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69.8대 1을 기록했다. 기타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총 1만3779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엘리프세종6-3은 행정중심복합도시 6-3 M4블록에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신혼희망타운과 임대주택이 혼합된 단지다. 1년 이상 세종시 거주자에 60%를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40%는 기타지역으로 배정됐다.

그 외에 DL건설이 지난 5월 경기 시흥시에 분양한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도 50.4대 1로 높은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총 67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 기준 3379명이 몰렸다.

이 단지도 엘리프세종6-3과 마찬가지로 경기도 시흥시 시흥장현 공공주택지구 B-10블록에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에 수요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 분양가는 4억6000만~4억8000만원대다. 바로 옆 ‘시흥장현 제일풍경채 센텀아파트’ 84㎡의 지난 5월 실거래가(8억7000만원, 24층, 5월)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결국 '미달'로

   
▲ 상반기 중견건설사 청약 미달 단지./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반면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 단지도 있었다. DL건설이 지난 3월 경기 안성시에 공급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는 일반공급 1274가구 모집에 청약 신청 1001건에 그치면서 대규모 미달을 기록했다. 총 6개 타입(67㎡A·B, 84㎡A·B, 108㎡, 116㎡) 중 67㎡A만 1순위 기타지역에서 마감됐다.

계룡건설이 지난 4월 부산 사하구에 분양한 ‘다대리슈빌’도 252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118개 접수에 그쳤다. 총 4개 타입(59㎡A~D) 중 1가구를 모집한 59㎡D만 2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두 단지 모두 다소 아쉬운 입지와 가격으로 실수요자로부터 외면받았다. 특히 인근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게 업계와 수요자들의 목소리다.

실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는 경기도에서도 외곽으로 분류되는 안성시 입지와 더불어 단지가 들어서는 당왕지구가 아직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 단지 분양가는 3억4000만~5억8000만원대에 형성돼있다. 인근에 위치한 ‘안성당왕지구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84㎡가 4억원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대부분 단지 시세는 3억원대 수준이다.

분양가 3억4000만~3억6000만원 수준인 다대리슈빌 또한 인근 ‘롯데캐슬운대아파트’ 85㎡가 2억원 후반~3억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높았다는 평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