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한국 수출에도 타격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노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이 중단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에너지 수급 불안과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천연가스는 유로존 에너지원의 24%를 차지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므로, 공급 차질 발생 시 전방위적인 경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향후 유로존 경기는 에너지 수급 여건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실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년 하계(중간) 경제 전망'에서,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올해 2.6%, 내년에는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춘계 전망에서 금년 2.7%, 이듬해는 2.3%로 내다본 것보다, 상당 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 유럽연합(EU) 깃발/사진=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3분기부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유로지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1.3%, -1.7%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제조업 생산 차질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경기 침체가 현실이 되는, '테일 리스크(tail risk. 발생 확률은 낮지만 현실이 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천연가스 발 경기 침체는 유로존을 포함한 거대 내수시장인 EU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미쳐, 우리 수출 타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ECB는 7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선다. 

에너지 수급 불안 등으로 경기 하방 우려가 점증하고 있으나, 물가 상승을 자극한 주된 요인은 러-우 사태에 따른 공급 측 요인에 기인한 것이어서, ECB로서는 대응이 불가피하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예상 기준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 부근까지 하향돼, 점차 스태그플레이션에 다가서고 있다"며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은 보다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유로존 내 취약국들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정부 부채가 추가로 확대됐다.

현재 시장에 예상하는 수준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재정위기 당시와 비슷한 시장금리 레벨에 도달할 수 있고, 부채가 늘어난 국가들의 채무 위기로 번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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