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7개월만 외교장관회담…3년만 운항 재개 김포-하네다 노선 이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 일본을 방문해 4년 7개월만에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 테이블에는 양국의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판결 해법을 비롯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까지 다양한 주제가 오를 전망이다. 박 장관은 이날 3년여만에 운항이 재개된 김포~하네다 노선 이용했다.

한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만나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에도 조의를 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예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의 방일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과 관련해 일본정부와 절충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이 문제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 전범 일본기업의 국내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시점이어서 향후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과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정부는 외교부가 주도하는 강제징용 해법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피해자 소송대리인과 지원단체, 학계·법조계·경제계의 전문가, 전직 외교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 회의는 그동안 2차례 열렸다. 

일본은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이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서도 한국정부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따라 일본기업의 국내자산 현금화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일본정부는 자국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 여부를 한일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시키는 일종의 한계선으로 간주해왔다.

민관협이 운영되면서 강제징용 배상금을 한일 양국 기업 등 제3자가 기금을 만들어서 대신 지급하는 ‘대위변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측은 이 대위변제에 피고기업이 반드시 참여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한일관계 냉각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따라서 민관협에서 피해자측을 포함한 한국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조율된다고 하더라도 일본정부가 ‘한국정부의 해법 마련’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양측이 접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양금덕, 김성주 씨 등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원고를 지원하는 강제징용 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민관협에 참가하지 않고 있어 여전히 전체 피해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논의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회담 테이블에 정상회담이 본격 올라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도 18일 일본 방문을 위해 김포공항에서 출국하면서 기자들의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현안 문제들의 해결 가닥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편리한 시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대신 지소미아 정상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무사증 입국 조치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지소미아 정상화는 박 장관이 이미 지난달 워싱턴에서 언급한 바 있다. 박 장관이 지소미아 정상화를 언급한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와 연결해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박 장관은 이날 일본에 도착해 하네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규제는 철회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박 장관은 출국 전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서 또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또 “인적교류가 활성화되기 위해 무사증 입국에 관한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한일 양국이 이러한 조치들을 어떻게 취해 나갈 수 있을지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언론은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의 성공 여부는 한국측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양국 갈등은 한국이 해결한다’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닛케이는 “일본정부는 (대법원 판결로) 국가간 약속을 위반하는 상태가 된 것은 한국의 국내 문제로 보고, 한국이 일본 기업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해결책을 제시행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일본정부 요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한 양국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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