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7월께로 예정된 서울시내 면세점 선정 입찰 전쟁에 정몽규·이부진·김승연·정용진·정지선 등 그룹 오너들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주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기불황으로 백화점·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그룹의 '새먹거리'가 절실해졌다. 이에 재벌 오너들이 직접 면세점 사업을 챙기며 집중하는 것이다.

   
▲ 사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먼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면세점 사업 확장을 위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을 잡고 공동출자 'HDC신라면세점' 을 세웠다.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는 면세점 사업지는 용산 아이파크몰 4개층을 활용한다. 용산 아이파크몰 4개 층에 최소 1만2000㎡ 이상의 매장을 확보해 국내 최대 규모 면세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는 이번 서울 시내 면세사업 면허 취득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면세범 부지 확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은 합작 면세점을 통해 전자상가 등 용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 KTX 호남선이 지나는 입지 특성을 살려 호남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방안, 한류 이벤트·공연장으로서 활용하는 방안 등 구체적 방향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회장은 최근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 그룹 회의에서 "전 그룹 차원에서 시내 면세점 유치를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은 곧 관세청에 제출할 용산 아이파크몰 내 면세점의 설계·인테리어 등까지 직접 도면을 보며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임원들에게는 "현대산업개발의 '뿌리'인 건설업의 장점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최고 수준의 면세점 매장을 마련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서울시내면세점 입찰전에 '63빌딩' 승부수 띄우며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갤러리아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여의도 63빌딩에 대형 면세점을 유치해 명동과 종로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관광객을 끌어오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내놨다.

'중국 관광객이 좋아하는 금빛'의 여의도 63빌딩을 후보지로 선정한 것도 김승연 회장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9900㎡ 내외(3000평 내외)의 규모에 63빌딩 내 쇼핑, 엔터테인먼트 및 식음시설 등을 연계해 63빌딩을 아시아 최고의 컬처 쇼핑 플레이스(총 3만6000㎡ 내외/1만1000평 내외)로 재탄생시킨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별도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세워 본격적으로 면세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백화점 사업을 운영하는 (주)신세계가 100% 출자했으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면세사업을 글로벌 전략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우선 신규법인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전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면세점을 그룹 주축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숙원 사업이었던 인천공항 면세점 입정에도 성공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는 면세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면세사업과 지역관광을 연계, 지역경제와 중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 후발주자로 출전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5월 초 신설 법인을 추진한다.

합작법인에는 여행사 모두투어의 참여가 결정됐으며 서너곳 이상의 중견기업이 참여할 것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고르고 '강남지역 최대 규모 고품격 면세점'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면세점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시대 흐름을 반영해 상생과 동반성장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