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이사회 재진입…NB라텍스 증설 추진 등 사상 최대 실적 견인 공로 인정 받아
   
▲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금호석유화학이 3세 경영체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준경 부사장이 부친 박찬구 회장의 뒤를 이어 이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21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사옥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출석 주식수 1540만6049주 가운데 1212만5890주(78.7%)의 찬성표를 받았다.

앞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서스틴베스트·경제개혁연대가 박 부사장 선임 반대를 권고했으나,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사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데 이어 국민연금과 여러 기관투자자들의 지원사격도 더해진 결과다.

금호석유화학은 그간 여러차례 박 회장 측이 압승을 거뒀고, 이번 주총에서도 박철완 전 상무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사측 안건에 반대한 주주가 출석 주식수의 1%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박 부사장의 NB라텍스 증설 추진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용 장갑 수요 확대 등 코로나19 특수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설비 투자를 단행한 것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8조4618억원·영업이익 2조406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5.9%·224.3% 증가한 것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박 부사장이 2010년 금호타이어에서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긴 뒤 △해외영업팀 부장 △수지해외영업(상무) △수지영업담당(전무) 등을 거쳐 영업본부장을 맡는 등 10년 이상 국내외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것도 언급되고 있다. 

   
▲ 서울 중구 금호석유화학 사옥/사옥=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오너 경영 기반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주주들의 표심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DX)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안정적으로 단행하기 위해서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금호석유화학은 ESG경영 강화·신성장동력 육성·주력 사업부문 고도화 등을 목적으로 5년간 6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탄소나노튜브(CNT)·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을 비롯한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NB라텍스 생산력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금호피앤비화학의 에폭시 수지를 글로벌 탑5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노화방지제·가황촉진제를 비롯한 정밀화학 제품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2배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수소화 비스페놀A 사업 진출 등 페놀유도체를 비롯한 사업의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2024년까지 전남 여수에 7만 톤급 설비를 구축하는 등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선임 이후 "경영진 및 전 임직원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함께 통과됐다. 권 이사는 재정경제부 경제부총리 비서실장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및 조달청장 등을 지냈고, 삼성전기·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증권·포스코·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도 역임한 바 있다. 이 이사는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부이사관 출신으로,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 부회장직도 수행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