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매각가 4조 원대에 김앤장 통해 실사
가상자산 시장 폭락, M&A 시장 선수 교체 암시
[미디어펜=문수호 기자]빗썸이 미국의 30세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이끄는 가상자산 거래소 FTX와 매각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X측에서 제시한 가격은 4조원대로 김앤장 로펌을 통해 협상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2일 블룸버그 통신은 FTX가 빗썸을 인수하기 위해 몇 달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빗썸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게 없다는 입장이다.

   


◇ 가상자산 큰손 뱅크먼-프리드의 FTX는 어떤 회사인가?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뱅크먼-프리드는 금융업계에서 일하다 FTX를 FTX를 창업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포브스 집계 기준 그의 최근 순자산은 205억 달러(약 26조6천5백억 원)로 평가된다.

바하마에 본사를 두고 있는 FTX는 시장가치가 320억 달러(약 41조6000억 원)로 평가되며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후오비에 이어 글로벌 빅4대 거래소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법인 FTX US는 최근 증권 사업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 지분을 7.6% 취득을 시작으로 로빈후드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최근 코인 폭락으로 디폴트에 직면한 가상자산 렌딩 업체인 ‘블록파이’도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 FTX는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블록파이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부대조건으로 이 회사를 2억4000만 달러(약 3120억 원) 내에서 인수할 수 있는 우선 매수 계약도 체결했다.

   
▲ 이미지=빗썸 지배구조(사업보고서 캡처).


◇ 빗썸 매각 이번엔 가능할까?... 지분 관계 실타래 풀어야 

빗썸코리아는 빗썸홀딩스에서 지분 73.56%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4.22%를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기업 비덴트다.

하지만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의 우호 지분도 디에이에이 지분 29.98%와 BTHMB홀딩스 10.7%의 지분을 합치면 4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이정훈 전 의장의 측근으로 여겨지는 이재원 빗썸글로벌 실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아이템베이 전 대표인 김상흠 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아이템베이는 이정훈 의장이 2002년도에 설립한 게임 아이템 거래소로 빗썸의 코인 거래방식의 시초가 된 회사이기도 하다.

이정훈 전 의장은 측근이 이사회의 요직을 차지할 만큼 입김이 센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매각은 이정훈 전 의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다만 최대주주인 비덴트측도 빗썸의 경영권 매각 시 동반 매각 권한과 우선 인수 협상권, 그리고 빗썸홀딩스와 빗썸코리아의 이사 선임권을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매각을 위해서는 양측의 협의가 우선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빗썸은 여러 차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해 빗썸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해 JP모건 등 외국계 자본에 이어 넥슨 지주사 NXC, 위메이드트리 등 국내 게임사들과도 협상을 이어갔지만 매각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2018년도에는 BK 성형외과 김병건 회장과도 인수 계약이 파기돼 현재는 서로 소송전만 난무한 상태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로 인해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 비덴트는 빗썸 테마주로 주식 투자자들에게 인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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